2003 한의계를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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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한의계를 전망한다
  • 승인 2003.03.1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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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국내외 상황 속 內訌 우려

새로운 판이 짜여질 2003년의 문이 열렸다. 역대 정권과는 달리 서민 주도로 정권이 창출됐고, 국민의 정치의식이 성숙돼 있어 과거와 같이 일부 기득권의 이득을 위해 정책을 펼쳐나가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 따라서 올해는 한의계의 요구가 보건정책에 받아들여지기 위한 기반 조성 및 논리 개발, 그리고 현실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부 역량 결집이 매우 중요하게 됐다.

WTO 불안은 여전

올 3월 말이면 WTO 양허안 제출이 마감된다. 한의계는 양허도, 요구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포괄협상방식을 취하는 국가 간의 협상에서 개방 불가를 고수하는 한의계의 입장이 얼마나 수용될지 미지수다. 한의학의 경우 중국이 주요 협상 대상으로 삼고 있어 더욱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따라서 WTO 협상에 대한 불안은 올해도 여전할 것이다.

민주당은 선거기간중 의료인력 개방 계획이 없고 특히 중국에서 중의학을 공부한 사람이 국내 한의계를 위협할 정도이므로 다른 부분의 인력개방보다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마늘파동 때와 같이 희생양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어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오는 2005년 1월 1일까지 협상을 완료하기로 돼 있는 만큼 각국은 양허안을 토대로 국내의 제도를 급속히 정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사학의 한계 속에서 부실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교육내용의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의권 침해 여전

이러한 국제정세와 관련해 침구사제도의 부활 요구는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의학의 전통이 전혀 없는 국가에 중의학을 수출하기 위한 전위대로 세계침구학회 연합회가 활동을 펼치고 있고, 여기서 시행하는 침구사 수평고시에 국내 사람들도 상당 수 참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한 세력을 갖고 있는 수지요법학회와의 공조는 올해 침구사제도 부활 요구가 어느 수준일지 가늠하게 한다.

양약사의 한약요구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의약분업으로 약사가 전문가에서 기능인으로 추락됐다는 의식이 팽배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6년제를 들고 나오고 있다.

양의사의 침 시술, 한약제제 투여등 한의권의 침탈문제 역시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의약 독자성 확보 기대

한의계에서 독자적인 법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한의약관리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또 대구시 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방식약청 설립도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의계의 뒷받침이 필요하지만 이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전문의 문제를 둘러싼 한의계 자체 내 갈등은 새해 벽두부터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3차 전문의시험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한의협·대학·8개 학회·개원가 간의 갈등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 한의계에는 이러한 갈등을 조화시킬 중심이 빈약하다는 게 커다란 문제점이다.

따라서 한의계 자체 내 컨센서스를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에 따라 새로 짜여질 보건의료제도의 모습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보건정책의 전략사령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칭)한방관리학회의 결성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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