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이형주(한국한의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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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이형주(한국한의학연구원장)
  • 승인 2004.07.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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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내 불합리 제거 앞장서야

민족의학신문의 창간 1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혈기 넘치던 젊은 한의사들이 의기투합하여 한의계의 낡은 질서와 사고를 뒤엎는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고자 민족의학신문을 창간한 것이 바로 엊그제처럼 선명한데 벌써 15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1989년 민족의학지가 창간될 즈음의 한의계는 한방의료보험 시행과 한방군의관·공보의 배출을 위한 병역법 개정 등 제도권 정착을 위한 소기의 성과들을 거두고 있었으며, 한의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우수한 학생들의 한의대 선호도가 급속히 높아지면서 한의계의 자신감이 고조되던 시기였습니다.

오늘날 민족의학신문이 한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로서 굳건한 위치를 갖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창간이후 그동안 한의계 내외의 모순과 비리, 그리고 불합리한 관행들을 가장 앞서서 알리고, 사회적 의제화함으로써 바람직한 개선점을 찾게 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또한 한의사의 시각적 한계를 넘어서서 진정으로 한의학과 한의계의 발전을 위한 조언들을 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후원하였던 많은 뜻있는 한의사제위들의 공도 크겠습니다만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민족의학신문을 걸머지고 이끌어온 기자와 직원들의 노고에 깊은 사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민족의학지가 활동하여온 지난 15년간 한의계는 많은 부분에서 양적, 질적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의약 전담 정부부서 설치, 국가 연구원 설립, 공중보건의 확대, 국가 연구개발사업시행, 한의사전문의제 등 의미있는 제도적 진입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연구개발 분야의 저조한 투자, 여러 직능과의 거듭되는 갈등, 한의계 내의 비민주적이고 불합리한 관행 등 한의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의계 내외의 잘못된 문제를 지적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고, 한의계를 하나로 단결하게 하는 독립언론으로서의 민족의학지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의계는 양방 의약계의 한의학 탄압에 맞서 오랜 기간 투쟁을 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대감이 커져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의계가 쉽게 좌지우지될 정도로 취약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 다른 집단들과의 공동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집단간의 대립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이는 우리 내부의 비민주성과 전근대성에서도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여건 하에서 성장을 지속해온 민족의학신문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면서 앞으로도 한의계의 중추 언론으로서 역할을 다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한의계 내 불합리한 문제에 대한 자정역할을 선도해 가는 동시에, 직능간 대립과 갈등을 넘어 교류와 협력을 선도하는 여론매체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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