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구원, 한방 의료기기 발전 방안 간담회 개최(2)
상태바
한의학연구원, 한방 의료기기 발전 방안 간담회 개최(2)
  • 승인 2004.07.30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사용자 불만 팽배, 업체도 정보 제공 갈망
업계·한의사·연구소·정부 네트워크化 꿈틀

한방의료기기의 성능과 임상적 효능을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의료기기의 원리와 평가 방법이 부재함으로서 회사는 회사대로 제대로 된 한방의료기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한의사는 한의사대로 의료기기를 선택하는데 실질적인 정보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한의사의 임상적 진단과 치료 성과를 피드백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한방의료기기 산업이 성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의사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실제 임상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선미 박사는 의료기기 생산 및 유통업제와 한의원 및 한방병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결과 응답자가 대부분 자신이 사용하는 한방진단기기에 불만족(53%)을 나타냈고, 만족스럽다는 사람은 21%에 불과했다.
불만족의 이유는 기기진단 결과를 임상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워서(98%)가 제일 많았고, 나머지는 측정방법 및 결과에 신뢰성과 재현성이 없다(2%)는 이유를 들었다.
치료기기도 한의학적 치료효과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사람(46%)이 기대한다는 사람(32%)보다 더 많았다.

치료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락 경혈의 자극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여부를 검증할 수 없으므로 경락기능조절과 기혈순환 개선과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없기 때문(98%)’이라고 대답했다. ‘실제 경락, 경혈의 자극보다는 근육자극 치료가 많다’는 답변(2%)도 나왔다.

이렇듯 한방의료기기의 문제점이 표면화되자 의료기기 생산자와 소비자, 연구기관, 정부 등에서는 개선책의 하나로 한방의료기기의 성능평가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 논의단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려 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생산자들은 성능평가에 필요한 표준적인 임상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한의계에 아쉬움을 표시한 반면 한의사들은 지금까지 한의사들을 위한 기기를 만들지 않은 생산업체를 탓하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한의학의 추상적 개념을 물리량으로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한방의료기기를 지금처럼 양방분류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이 원칙없이 보험화함으로써 보험청구용 의료기기 구입을 조장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식약청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양방의료기기를 어떻게 승인해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양방의료기가 이런 정도인데 하물며 승인기준이 없는 한방의료기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각자가 처한 문제점을 공유하면 부족하지만 지금보다는 개선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다.

산업정보체계를 구축하자는 주장도 그중의 하나다. 한의학을 가장 잘 아는 한의사와 연구단체, 학계, 제도담당자가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생각에서다.
지난달 27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열린 ‘한방임상 사용 의료기기의 발전 방안’ 포럼은 이런 점에서 각 주체들을 소통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료인의 역할모델이 약의 전문가에서 의료행위의 전문가로 이행되면서 진단과 치료 기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요즘 의료기기의 성능평가 기준과 임상적 효능 평가 기준 마련에 한의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전 = 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