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낫 스케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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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낫 스케어드
  • 승인 2004.08.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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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범죄에 갇힌 동심

전쟁의 광기로 뒤흔들렸던 2차 대전을 배경으로 무인도에 떨궈진 병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지중해’의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이 이번엔 두 아이의 우정을 영화화했다.
니꼴로 아만띠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한 ‘아임 낫 스케어드’는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가 어른들에 의해 파괴되는 과정을 스릴러의 구조를 통해 드러낸다.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공포를 유발시키는 스릴러 구조와 대비를 이룬다는 점이 독특한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영화의 특징은 아이의 시각을 중심으로 화면이 전개된다는 점이다. 카메라의 시선은 화자인 어린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1미터 30센티의 높이에서 움직인다. 어린시절에 바라보았던 세계가 화면을 통해 다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감독의 연출력은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미장센의 다양함을 느끼게 한다.

여동생의 안경을 찾던 중 우연히 마당구석에 숨겨진 굴을 발견하게 된 미카엘. 그 지하굴에는 사슬에 묶인 채 필리포가 갇혀 있었다. 공포에 질린 필리포는 무슨 이유로 갇히게 됐는지 영문을 알지 못한다.

집에 돌아온 미카엘은 필리포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고, 지하굴을 찾아가면서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중 미카엘은 TV뉴스를 통해 필리포가 납치됐으며, 유괴범이 자신의 부모와 마을사람들이란 사실을 알게 되는데….

미카엘의 부모와 마을사람들은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주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아이를 유괴한다. 아이러닉하게 가해자의 아들이 피해자의 아들과 순수한 우정을 만들어간다. 미카엘과 필리포가 비밀스럽게 만나면서 맺는 관계는 동심의 그것이지만, 이 세계를 둘러 싼 어른들의 세상은 이기적인 욕망, 폭력과 범죄가 자행되는 곳이라는 대비를 통해 비극성은 더욱 높아진다.

영화는 동심과 범죄, 아름다움과 추함 등의 대비가 충돌하면서 안타까운 결말로 치달아간다. <8월 6일 개봉 상영중>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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