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아트홀 개관기념 ‘손숙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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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아트홀 개관기념 ‘손숙의 어머니’
  • 승인 2004.09.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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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현대사를 살아온 어머니의 삶

서울 강남 삼성동에 개관한 ‘코엑스아트홀’은 개관 기념작으로 ‘손숙의 어머니’를 9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코엑스아트홀은 연극, 무용, 뮤지컬, 국악 등 공연예술은 물론 영화 상영까지 가능한 복합 공연장.

양쪽 벽을 유리로 만들어 공연이 없는 낮 시간대엔 행인들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연극 ‘손숙의 어머니’(이윤택 작·연출)는 1998년 정동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올려져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연극은 일제 강제 징용과 전쟁, 분단 등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어낸 한국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극이 시작되면 어머니는 꿈속에서 죽은 지아비 돌이를 만났다가 이내 현실로 돌아온다. 현실에서의 어머니는 며느리에게는 쌀쌀하지만, 아들과 손자들에게는 다정다감하다. 드라마 작가인 아들과 대화하던 어머니는 첫사랑 복이와 맺어지지 못하고 가난한 돌이와 결혼하게 된 사연을 늘어놓는다.

순천 기생이었던 시어머니 밑에서의 시집살이, 복이와의 불륜으로 아들을 낳지만 학질로 잃게 된 사연이 이어진다. 문맹이던 어머니는 손녀에게 이름 석자를 배운 뒤 죽은 남편을 따라 저승으로 간다. 평생 슬픔과 한을 품고 살아가는 어머니이지만 극의 분위기는 의외로 유쾌하다. 극은 현실과 환상,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고 무대에선 산 자와 죽은 자가 어울려 뛰논다.

시인 기형도에 의해 ‘문화게릴라’로 묘사되고 있는 연출가 이윤택은 명칭에 맞게 시인, 극작가, 방송작가, 시나리오 작가, 연극 연출가로 최근에는 영화감독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가이다. 연극 ‘어머니’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연출가 이윤택의 모친은 지난 7월 별세했으며, 장례식은 올 여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가 맞물려 연극 ‘오구’처럼 축제 형식으로 치러져 화제가 되기도 됐다.

어머니역은 연극무대와 방송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손숙이 맡는다. 아비와 어린 자식을 위해 억척스럽게 삶을 이겨내는 한국의 어머니상을 그린 이 연극을 통해 따뜻하고 눈물겨운 모성애를 보여준다.

현재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위원이면서 40여년간 한결같이 무대를 지켜온 배우 전성환이 돌이역을 맡는다. 그는 숀코네리를 떠올리게 하는 중후한 턱수염의 모습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CF로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도 했다.
‘손숙의 어머니’는 가을을 맞아 부모와 자식세대가 함께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시간 : 9월 10일(금)~10월 2일(토) 화·목 오후 8시 / 수·금·토 오후 4시, 8시 / 일 오후 4시/ 28, 29일은 2회 공연(월요일 공연 없음)
◇장소 :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트홀
◇입장료 : VIP석 5만원 / R석 4만원 / S석 3만원 / 발코니석(A석) 2만원
◇예매 : 1544-7890
◇문의 : 02)747-6295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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