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의료봉사 하고 온 우석대 CMF 팀 - 장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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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의료봉사 하고 온 우석대 CMF 팀 - 장재호
  • 승인 2004.09.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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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속의 의료현실 온 몸으로 느낀 醫活
예비 의료인의 자세배운 살아있는 현장체험

CMF(christian medical fellowship)는 한국누가회 소속으로 전국의 간호대·의대·치대·한의대생과 그 졸업생으로 이어지는 의료봉사사회단체를 일컫는다.
그동안 우석 CMF도 이에 부응하여 해외의료선교(필리핀, 터키, 캄보디아, 도미니카, 사이판 등)와 국내 의료봉사활동을 해왔다. 올해도 의료봉사활동지역을 어디로 정해야하는지 고민하던 중 다른 동아리의 소개로 한의협에서 주관하는 의료활동을 알게 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늘 해오던 방식대로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가 한의협에서 인천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연결해주고 그 보좌관과 같이 장소를 잡았다. 우리팀은 인천의 남구 주안5동에 있는 미추홀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하계 의료봉사를 하기로 했다.

동아리 회원들과 인천에서 활동하는 것이 과연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인가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의료혜택에 소외된 지역도 아니고, 학생들을 순수하게 받아들일지도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진료받으시던 환자분들이 실습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할 때 우리의 노력이 과연 어디까지 미쳐야 이해해 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쉬운 부분이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황스러웠다. CMF는 원칙을 지킨다는 것과 의료활동만을 한다고 말씀을 드려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 번을 답사하면서 같은 말을 반복해서 들어야할 때는 참 속상했다. 그동안 이곳을 다녀갔던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에게 투영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에 미치자, 우리가 그런 생각을 바꿔주는 계기도 이번 활동에 포함시켜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한달 가까이 준비하면서 이곳에 오는데, 닫힌 마음이 열리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회의(懷疑)가 들었다.
현지로 출발하는 날 동아리회원들에게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다 해주었다. 고민고민하면서 준비물품 중에 깨끗하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다리미도 챙기고, 명찰도 깔끔하게 바꾸고 매트도 다시 샀다. 또한 이번 의활에 참여하는 이십 여명 중 대부분 활동경험이 많은 고학년으로 구성하게 되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첫날 오후부터 진료를 시작하였다. 진료받으시는 분들의 웃으시는 얼굴들을 보면서 이곳은 우리가 있어야할 자리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의 걱정 구름이 말끔하게 걷히는 것 같았다.

진료시간도 예전과는 다르게 짰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며 식사도 절반씩 나누어 쉬는 시간 없이 진료를 했다. 찾아오시는 분들이 복지관 차를 타고 오시므로 그 시간에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곳저곳 옮겨가면서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관에 한곳에서 해야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득해 5일간 한곳에서만 활동하기로 했다.

이러한 마음이 통했는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우리의 분위기로 만들어갈 수 있었다. 오히려 떠나는 날에는 수고했다며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말과 함께 다음에 꼭 다시 와달라고,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는 말을 들었다. 역시 하기 나름이구나. 묵묵히 일 하는 모습을 인정받게 되는 것 같아서 기뻤다.

사회복지관의 일이 바쁜 것을 보며, 같은 뜻을 가지고 직업은 다르지만, 참 열심히 늦게 까지 일하시는 모습을 닮아야겠구나하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말씀처럼, 또한 혜택받지 못하는 분들에게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한다는 것도 직원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350여 명의 진료기록부를 정리하면서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진료를 받는 분들이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분들이라는 사실이었다. 도시에 살면서도 더 초라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참 마음이 아팠다. 해외의료선교를 가거나 시골로 가는 것만이 우리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가까운 곳에 많이 있을 줄은 몰랐다.

진료를 하는 중에 한탄하며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났다. 자식이 사라진지가 오래인데 부양자로 서류에 올라있어 국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사각지대에서 하루하루 사시는 분들은 어떤 희망이 있을까... 더욱 간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삼일째 되는 날 협회에서 방문해주셨다. 진료하기는 어려운 점이 없는지, 우리 생활은 편한지(진료가 끝난 뒤의 우리 생활을 묻는 분들은 처음이었다.) 도와줄 것은 없는지 물어주시는데 뿌듯했다.

이런 것이 앞서간 분들의 모습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미래의 모습을 하나 더 만들게 되었다. 진료받고 나가시는 분들이 고맙다는 웃음 한마디와 그리고 굳이 마지막날 다시 오셔서 손을 흔들어주시는 할머니 기억이 난다. 지친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

마지막날에 뒷정리를 하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무리 기도가 끝나고 인천이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우리의 활동사진 찍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괜히 티내는 것 같아서 이번에도 단체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만큼 끝까지 바쁘기도 했고, 그들의 삶을 충분히 마음에 담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감사장도 받았다. 국회의원과 복지관에서 주셨다. 색다른 기분이었다. 종이조각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이 한 장에 우리의 지금까지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하계 의료봉사 활동이었다. 직접 담당하게 되어 더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일까? 예비의료인으로서 앞으로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자부심도 가지게 되었다. 참여한 CMFer들과 소감을 나누면서 받은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느꼈다.

이번을 발판으로 2학기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다른 단체와 연계하여 상시의활도 준비하는 중이며, 학교가 속한 지역의 읍사무소를 통해 독거노인이나 저소득층분들에 대한 정보나 참여가능한 활동을 알아보고 있다. 그리고, 겨울방학동안 방글라데시 의료선교, 다일 공동체 자원봉사 등이 계획되어 있다. 꼭 의료활동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몸과 마음이 필요한 곳으로 가려고 한다.

우석대 CMF봉사팀 장재호 팀장
(우석대한의대 본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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