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정보] 녹용 제대로 알고 씁시다(3) -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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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정보] 녹용 제대로 알고 씁시다(3) - 김규태
  • 승인 2004.09.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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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깔이 10년 전 원용모습으로 성장
中 경제발전 따른 鹿場관리 강화 탓
중국산을 원용으로 아는 사람 많아

□□□ 러시아 원용과 깔깔이(마록) □□□

원용은 러시아지역에서 생산되는 마록의 총칭이다.
원용이라 함은 아마 ‘으뜸 元’ 자를 써서 녹용의 으뜸으로 삼은 듯하다.
같은 마록이라도 약효 면에서 중국에서 생산되는 깔깔이 보다 러시아의 원용을 더 인정해 주고 있다.

그러나 같은 마록이므로 성분이나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면 같거나 유사하게 나온다. 약효에 대해서는 자료나 논문이 발표된 것이 없으므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용의 조직을 보았을 때 치밀하고 단단하며 탄력성이 뛰어나다.

원용은 탕건조 방법으로 뜨거운 탕속에 녹용을 담갔다 건졌다하는 동작을 되풀이 해 숙혈(熟血) 후에 자연 건조한다. 이 탕건조 방식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숙혈 과정에서 끓는 탕에 녹용을 담그는 시간이나 온도, 횟수 등을 정확히 하지 못하면 녹용의 혈이 너무 익거나 덜 익게 돼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러시아에서는 녹용 뿔을 자를 때 마취를 하지 않고 재래식으로 절단한다.
러시아의 사슴은 각종 약초가 널려진 산악지역에서 인간이 살기에 불편한 기후 속에 야생의 상태와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 원용의 특징은 분골이 적다는 점이다. 인간의 관리 손길이 적게 미치고 뿔을 자르고 난 후에는 완전 방목하다보니 옛날(인간의 관리를 많이 받던) 원용보다 분골이 적게 나오는 것이다. 옛날의 크던 원용 녹용(일명 대포)도 거의 보기 힘들다.

■ 원용과 깔깔이의 비교

10년 전과 비교할 때 녹용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변화 중에 러시아의 원용 마록과 중국의 깔깔이 마록의 변화도 적지 않다.
10년 전의 원용은 가지가 5개에 털이 고르고 결이 있으며, 대포가 많았다. 분골도 현재보다 많았다. 깔깔이는 가지가 4개로 원용보다 작고, 털과 조직이 거칠고 성글었다. 그 당시는 중국보다 러시아가 잘 살았다. 녹용은 뿔이 자랄 시기에 건초와 곡물 사료를 잘 먹여주어야 뿔이 커지고 분골이 많아진다.

사회주의 시절 러시아는 사슴 뿔이 자랄 시기에는 잘 먹이고 관리를 잘해주었다. 그리고 사슴이 나라의 재산이므로 목장간에 종록(種鹿)들을 교환(일명: 피갈이 또는 피순환)해 주었다. 그러나 현재는 사람도 먹고살기 힘들어 사슴에게 투자를 덜하게 됐다.
뿔이 자랄 시기에도 곡물류의 사료를 제대로 먹이지 못해 뿔이 작아졌다. 또한 녹장(鹿場)들이 개인 재산이 돼 종록의 교환이 없어서 근친교배가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근친교배에 의해 기형이 많아진 것이다.

종록을 교환해주려면 개인 녹장의 종록을 팔고 다른 종록을 사와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녹장이 많다.
산과 들이 넓어서 사슴관리가 힘들고 그래서 날을 정해서 전체 사슴의 뿔을 한꺼번에 자르고 있다. (한 마리 한 마리 관리가 안되고 있다)

뿔 모양도 기형이 많아졌고 작아졌으며 대포는 없어지고, 분골이 적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슴들이 40~150km 정도 둘레의 녹장 안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야생의 상태와 흡사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기와 분골이 작아졌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에 중국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사슴과 녹용에 대한 투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슴의 뿔이 자랄 시기에 옥수수, 밀, 콩 등의 곡물 사료를 잘 먹이고, 적당한 시기에 한 마리 한 마리 개별관리에 의해 뿔을 자르고 있다.
품종 개량을 계속해 뿔의 모양이 좋아지고 조직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그 결과 현재의 깔깔이는 가지가 5개가 되고 털이 부드러워지고 결이 전 보다 뚜렷하며, 10여년 전의 원용처럼 커지고 큰 녹용(대포)들과 분골이 많아졌다. 특히 알타이·몽고·북강의 깔깔이 녹용은 외형과 조직에서 원용과 비슷해 원용과 같이 놓고 비교하면 차이가 조금 나타나지만, 깔깔이만을 놓고 본다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썰은 상태에서의 구분은 더욱 어렵다.

문제는 깔깔이와 원용를 구분하기가 더 어려워 졌는데 많은 수의 한의원이 러시아산 원용을 선호하면서도 감별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의 2003년도 녹용 수입실적에 따르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수입한 녹용은 약 15톤이며 중국에서 수입한 녹용은 약 23톤이다.

그런데 중국산 마록이라고 생각하며 이들 녹용을 쓰는 한의원은 별로 많지 않고 대부분 원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들 한의원 원장은 “나는 속지 않는다”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올바른 녹용이 정직하게 유통되기 위해서는 한의사들부터 녹용을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계속>

김 규 태
▲대구대 한의대
▲인천 서구 오룡한의원장
▲(주)디에이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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