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지부 역할분담론 솔솔
상태바
중앙회-지부 역할분담론 솔솔
  • 승인 2004.09.10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전면적 시스템 개편론도 대두

“불신임을 이야기하기 전에 작은 일이라도 맡아준다면 좋으련만…”
“중앙회장의 짐이 너무 많은데 도와줄 손발은 너무 적다.”
중앙회와 지부 역할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중앙회가 해야 할 일은 벅찬데 사소한 일까지 챙길 수는 없으므로 지부가 업무를 분장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의협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지난달 말경에 전국 직능이사 워크샵을 열어 역할 분담에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한의계에서 꼭 필요한 23개 사업을 지부마다 2개씩 분담해서 해결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부에서는 23개 과제 대부분 지부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라면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모 지부 이사는 “보험제도는 지부가 중앙회와 협력하여 일할 수 있지만 다른 위원회는 중앙회가 해야 할 일처럼 보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일을 분담하려 해도 정보가 딸린다는 것이다. 중앙에 올라가 사람을 만나기도 그리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의협이 말하는 소위 ‘손발 역할’의 정의도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부 입장에서는 손발 역할이 무얼 말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정책 입안에 참여해 달라는 것을 말하는지, 아니면 정해진 정책을 집행하는데 협조해 달라는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지부의 목소리다. 어떤 지부 회장은 지부와 역할 분담하는 것 자체가 무능의 표현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부 고유의 일도 많은데 예산과 인력을 장악한 중앙회가 할 일을 지부에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차라리 지부보다 학회, 대학, 한의정회 등과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좋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경기도한의사회는 회원수 증가를 반영하여 서울시회장과 마찬가지로 경기도회장도 중앙회 당연직이사에 포함되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1990년 서울시한의사회가 낸 정책백서와 회원앨범 제작을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모 이사는 “중앙회가 일하는 데 두 가지 사업이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고 표현했다.

모 전임 이사는 중앙회-머리, 지부-손발이라는 역할 분담방식에 동의하면서도 추진 방법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현재의 한의협 시스템으로는 역할 분담 자체가 구태의연할뿐더러 역할 분담을 해봤자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한의협 조직·운영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1인당 연간회비를 100만원으로 잡을 경우 1만5천명의 명목상 회비는 150억원으로 기업체로 따지면 1500억원의 매출과 150억원의 순이익을 남기는 대규모 회사 수준인데 조직효율성은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내년 3월 가양동 신축회관으로 이전하기 전에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테면 새로운 시스템을 갖춰 새회관에 입주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의협 시스템 분석을 권위있는 외부평가기관에 맡겨 이를 토대로 한의협 내부의 혁신을 꾀하는 동시에 한의협-지부-분회-회원, 그리고 한의협-학회-대학-한의정회간 역할 분담을 꾀해보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시스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조만간 한의협 정관의 대대적 정비를 포함해 정책기능의 대폭 강화, 조직의 재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앙과 지부의 역할 분담 이전에 상호 만남과 대화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런 점에서 내년 1월로 예정된 시도지부 직능이사 2차 워크샵은 역할 분담을 세련되게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