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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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다이어리
  • 승인 2004.10.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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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통한 진짜 사랑 찾기

요즘 우리에게 ‘다이어리(Diary)’라는 개념은 ‘일기’보다는 ‘수첩’에 더 가까울 정도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일기는 하나의 ‘추억거리’로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럴 때 책상 속 한 켠에 놓아 둔 일기장을 한 번 꺼내보자. 학창 시절, 숙제 검사 때문에 억지로 썼던 일기장이지만 별 거 아닌 것 갖고 고민하기도 했고, 지금은 가물가물한 친구들의 이름을 발견하기도 하면서 추억 속에 잠깐이나마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는 이런 현대인들의 추억들을 자극하면서 시작한다. 물론 제목에 나타난 ‘S’ 때문에 뭔가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말이다.

진희(김선아)는 남자친구(장혁)를 사랑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지금까지 만났던 남자들이 진짜로 너를 사랑했었는지 직접 물어보라는 말을 남기며 떠나버린다. 슬픔에 잠긴 진희는 옛날 일기를 들쳐보면서 사랑했던 남자(이현우, 김수로, 공유)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그들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진희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외면해 버리고, 진희는 그들에게 복수를 하게 된다.

의 광고를 보면 ‘내가 공짜여서 사랑했니’라는 카피가 있는데 이 말처럼 하나 같이 남자들은 진희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고, 그녀의 육체만을 탐닉한 것이었다. 이에 진희는 다이어리에 적힌 것을 토대로 그들에게 죄값을 물게 되는데 이 때부터 그녀의 다이어리는 ‘사랑의 애틋한 추억이 담긴 일기장’이 아니라 ‘살생부’로 180도 변화 되어 진정한 본질을 잃어버리게 된다. 과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모든 영화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로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지만 대다수 이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결말을 짓듯이 역시 진희의 복수극으로 그 해답을 찾아가면서 관객의 동참을 유도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 나름대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이 작품은 2003년 영화사에서 주최한 시놉시스 공모전에서 당선된 것으로 원제는 <전도연의 섹스 다이어리>였다. 하지만 주인공과 제목이 바뀌고, 19세 미만 관람불가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바뀌면서 영화의 느낌은 많이 유해졌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풍기며 성적인 코드보다는 여성의 진정한 사랑 찾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영화 만드는 사람들의 욕심이 너무 과했는지, 아니면 관객 수위 조절에 실패했는지 영화는 약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채로 방황하는 모습이 보인다.

비록 상업영화일지라도 뭔가의 메시지를 줘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컸는지 영화는 그리 명쾌하지 않다. 만약 남자 감독이 아니라 여자 감독이 만들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는 김선아의 다양한 연기 변신과 이현우·김수로·공유의 응큼한(?) 연기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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