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향] 채한 박사의 American Report II-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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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채한 박사의 American Report II-②
  • 승인 2004.11.0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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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연구 방법론 - 임상가를 위한 통계학(1)

통계방법선택과 적정실험군의 크기 결정 중요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SAS 모듈 신뢰성 높아

‘연구 방법론’이란 기실 연구에 사용되는 도구들에 대한 분야입니다. 한의학의 특성을 고려한 ‘한의학 연구 방법론’이라고 한다면 한의학 연구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난제에 의해 무척이나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집니다.

특히나, 음양오행, 기미론, 경락학설, 사상의학의 사단론과 한의학적 대조군 등을 모두 고려한 연구 방법론들, 예를 들어 한의학적 동물 실험, 한의학적 분자 생물학, 한의학적 임상 연구 방법론을 이야기하자면, 십중팔구 어물쩍 대화의 주제를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십상입니다.

연구 방법론은 지향점, 비전(vision)위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이루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개발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바뀌어가는 세상 속에서, 한의학 연구 방법론은 그냥 그날그날 닥치는 변화를 대충 보고 베낄 뿐 미래의 방법론을 제시하기위한 노력은 간과되는 것 같습니다.

연구를 통해 미래의 변화를 제시하고,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며, 미래에 필수적인 기술들을 교육시키는 곳이 대학입니다만, 한의학의 다가올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나 교육이 제시되기보다는 수천여년 내려온 과거의 유산들만을 반복하고 단순 주입하는 것에만 전념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모든 연구 방법론의 근본 바탕이 되면서도 한번도 속 시원하게 들어보지 못했던 것, 통계(statistic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기실 필요한 기초 통계학 지식들은 모두 고등학교 수학에 있고, 대학에서는 응용법과 응용예가 교육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부, 학위 과정의 통계학 강의를 힘들게 따라다녔음에도 정작 필요한 내용이 요약된 - JAMA나 Lancet에 투고할 때도 사용할 수 있는 ‘연구 논문을 위한 통계학 족보(handbook)’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의 근본적인 이유는 연구의 전반적인 흐름, 통계의 응용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 곧 흐름을 보는 눈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고,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 실제적인 데이터를 통해 실험의 계획에서 논문의 제출까지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실상,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인 ‘연구논문의 통계결과를 계산하는 것’은 단순 도구인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십만 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수두룩합니다.
당신은 가장 중요한 것만 결정하시고, 모든 단순 계산은 컴퓨터에 맡기십시오.

이제, 고등학교 교육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지만 지금은 기초학 연구나 고급 수학보다는 임상에 더 치중하시는 임상가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실례를 사용한 실전 통계학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의대를 졸업한 뒤 제주시에서 10여 년 간 임상가로 활동해온 미래로 원장이 비만 처방인 ‘체감침’의 효과를 확인하려는 과정을 통해,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래로 원장이 기억하는 내용들은 고등학교에서 배웠던, n(실험군의 크기), m(평균), SD(표준편차), p(유의수준, α) 등과 같은 수학기호가 전부입니다.

1. 통계 방법의 선택

통계는 크게 나누어 본다면 세 가지 관심(목적)을 확인한다고 할 수 있는데, 첫째는 평균의 차이, 둘째는 분포의 차이, 세 번째는 구체적 관계를 확인한다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먼저, 연구에 사용된 실험군의 특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는 연구의 객관적 토대를 담보해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치료군과 대조군간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미래로 원장은 비만과 관련된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연구 대상의 특징인 나이, 교육 수준, Body Mass Index 등에서의 ‘평균의 차이’와 함께 성별 (남-녀) 분포, 사상 유형 (소양인-태음인-소음인) 분포 등과 같은 ‘분포의 차이’를 자세하게 서술할 것입니다.

미래로 원장은 체감침이 ‘유의한 (p<0.05)’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을 자신하고 있는데, 그냥 ‘막연히 다르다’는 것 보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다른지의 ‘구체적 관계’들을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델링(modeling)이 사용되고, 모델링을 위해서는 가설(Hypothesis)이 필요한데, 미래로 원장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여성의 비만에 대해서는 체감침이 뚜렷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지만, 10년 이상 BMI가 20 이상인 경우, 다이어트를 5회 이상 시도해 본 경우 그리고 남성에서는 그 효과가 미약하다는 등의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와 같이 연구와 통계의 큰 방향이 설정되었다면, 곧 미래로 원장이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은 모두 마친 셈입니다.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통계 기법과 연구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연구 경험이 풍부한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채한 박사에게 컨설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임상 혹은 동물 실험 등에서는 연구 계획서가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를 사전에 통과해야 하는데, 여기에 제출할 연구 계획서의 통계 기법과 절차 등은 이번 연구에서 통계 분야를 맡기로 한 채 박사가 모두 준비하게 됩니다.

2. Sample Size Analysis

채 박사는 미래로 원장으로부터 연구의 큰 방향에 대한 이메일을 받은 후, Medline에 발표되었던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 후, 30분간의 전화 통화를 통해 필요한 내용을 추가로 전해 듣고, ‘실험군의 크기’를 결정하기 위한 두 가지 - 대조군과 치료군의 예상 평균(m)과 표준편차(SD) - 를 부탁했습니다. 아울러 통계 방법으로는 분포를 비교하기 위한 exact test, Chi-square와 함께 평균을 비교하기 위한 t-test, ANOVA, 그리고 modeling을 사용하기로 했으며, 통계에 사용될 소프트웨어로는 Microsoft의 Excel과 SAS Inc.의 SAS와 JMP를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연구에 있어서 실험군의 크기(숫자)가 중요시되고 이와 관련된 통계법이 개발된 것은 1980~90년대의 일입니다. 윤리적인 문제를 중시하게 됨에 따라 단순히 많은 실험군을 사용함에 대한 반대, 동물 실험에 대한 반대를 직면하게 되었고, 통계학의 발전에 따라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정 수준의 실험군’을 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적정 실험군의 크기’에 대한 고려는 임상, 동물 실험의 IRB통과를 위한 필수조건입니다.

적정 수준의 실험군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오류 가능성 (α 에러와 β 에러)이 모두 고려되어야 합니다.
α 에러는 ‘옳은 가설을 그르다고 할 가능성’으로 통상 5%를 그 한계선으로 하는데 소위 p값, ‘유의수준’이 그것입니다.
β 에러는 ‘틀린 가설을 옳다고 할 가능성’으로 20% 정도를 사용하는데, 실제적으로는 보통 ‘statistical power (1-β) 80%’로 표현합니다.

각각의 통계 방법에 따라 적정 수준의 실험군을 구하는 수많은 계산법과 통계 package가 나와 있는데, 현재 가장 신뢰되는 방법으로는 채 박사가 소속된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Ralph O’Brien이 개발한 SAS 모듈(module)이 있습니다.
기존에 발표되었던 논문들과 본인의 임상 경험을 통해 미래로 원장이 제시한 대조군의 예상 평균(m1)과 표준편차(SD1)는 18.2±0.66, 치료군의 예상 평균(m2)과 표준편차(SD2)는 15.3±0.66이었습니다. <그림 참조>

이러한 경우, 유의수준 (p, α 에러)을 0.05, power (1- β)를 80%라고 할 때, 예상되는 대조군과 치료군 간의 평균 차이 (m1-m2)를 확인할 수 있는 실험군의 최소 크기는 전체 62명(치료군 31명과 대조군 31명)이 되겠습니다. <계속>

필자약력 : 한의학 박사, 리서치 펠로우, 칼럼니스트
현 : CIM(통합의학센터), Cleveland Clinic Foundation(클리브랜드 클리닉)
전 : Harvard Medical School, 한국 한의학 연구원, 특수전 사령부 한방과장
연락처 : www.chaelab.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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