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동의보감 속 ‘식치’의 역사 조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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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연, 동의보감 속 ‘식치’의 역사 조명하다
  • 승인 2021.12.1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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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동의보감 식치와 한식의 전통’ 전시 및 세미나 개최…명의 이석간 유물 등

[민족의학신문=영주, 박숙현 기자] ‘발효’로 대표되는 한식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동의보감에 기록된 식치의 역사와 음식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경북 영주시는 영주 소수박물관 흥경루/세미나실에서 ‘동의보감 식치와 한식의 전통’ 을 주제로 한 명사초청 특강과 동의보감 식치 전시회를 지난 9일 개최했다. 문화재청과 경상남도, 산청군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이번 행사는 한의학연 동의보감사업단과 동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주관했다.

 

명사초청 특강에서는 권대영 전 한국식품연구원장이 ‘전통한식의 탄생과 발전: 철학과 건강’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권대영 전 원장은 한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음식 자원이 부족했던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중국은 자원이 많고 돼지기름과 생선기름이 많았지만, 한국음식은 설탕과 기름이 부족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중국은 음식을 볶고 튀기는 등의 ‘불맛’이 발전했지만 한식은 ‘손맛’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불’, ‘쇠’, ‘균’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한국음식 발전의 큰 획을 그었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우리에게는 콩이 있지만 콩은 날 것으로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그래서 ‘불’을 이용해 삶아 먹는 방식을 택하게 된 것“이라며 ”또한 ‘쇠’는 전쟁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주변국가의 침략을 받아 전쟁을 치르면서 남자들이 다수 사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남아있는 여자들은 한정적인 자원으로 음식을 요리해 자식들을 굶겨죽이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이러한 의도적인 노력으로 인해 ‘맛’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균’의 존재는 알지 못했지만 ‘부정탄다’라는 개념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왔다“며 ”당시에는 장에 부정이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줄을 두르고, 숯과 고추를 장독에 넣었다. 숯은 많은 구멍이 있어서 표면적이 크고 흡습성이 강하기 때문에 잡내를 내는 성분을 흡수하거나 또 다른 좋지 못한 물질을 흡수해 장 맛이 나는데 기여했다. 또한 고추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은 젖산균을 자라게 하지만 일반 부패균이 자라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김치가 부패하는 것을 막고 젖산발효에 필요한 젖산균만 자라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즉, ”조상들은 콩을 먹기 위해 물로 삶았고, 이를 오랫동안 보존해가며 먹기 위해 말린 것이 메주이며, 이 메주를 활용해 발효시켜 ‘장’으로 만들었다“며 ”이러한 발효 문화는 한식만의 고유문화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고병섭 한의학연 박사는 권대영 전 원장의 발표에서 냄새가 나지 않는 청국장을 개발하려고 하다가 발효의 효과를 상실해버린 사례를 언급하며 ”영주의 특산품인 인삼과 사과를 개발하되 특유의 식문화를 잃지 않을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흥경루에서는 동의보감사업단과 식치원, 소수박물관, 한국고미술협회가 소장한 식치 관련 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동의보감 식치 전시회’가 마련됐다.

동의보감 사업단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을 홍보하기 위해 ▲동의보감 목판 재현품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증명서 ▲동의보감 초간본 영인 재현품▲동의보감 발간 400주년 기념사업 백서 등을 전시했다.

식치원에서는 동의보감에 기록된 식치방을 재현, 상용화한 음식을 전시했다. 식치원이 특허를 획득한 ▲황자계죽 ▲동아장아찌 ▲동아 약주 등을 비롯해 구선왕도고, 동아정과, 구계산 등의 음식을 준비했다.

소수박물관은 이석간 식치방을 집필한 조선 중기의 의원 이석간의 가전 유물을 전시했다. 이석간이 받은 편지와 이석간의 두 아들 형제가 받은 편지 11편이 있는 ‘선현수간’과 이석간의 부친인 이함이 아들에게 쓴 편지 등이 포함된 공주이씨 집안 선인들의 편지를 모은 ‘삼세유독’, 이석간이 진사시에서 쓴 시권인 ‘이석간시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석간시권은 특히 사람 몸의 질병을 고치듯 세상의 병통을 구제한다는 이석간의 포부를 담고 있다.

한국고미술협회는 ▲일본에서 도입한 십사경발휘 전신경락경혈도 ▲대구 간행 영영개간본 동의보감 완질 ▲약장 ▲약상 ▲인삼판촉용전단지 등의 소장 유물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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