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켑틱, ‘침은 플라세보 효과’ 폄훼에 과학적 근거 반박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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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켑틱, ‘침은 플라세보 효과’ 폄훼에 과학적 근거 반박 게재
  • 승인 2023.04.0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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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김나희 한의사의 ‘침술의 신화에 침을 놓다에 대한 잠언(箴言)’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과학평론잡지 한국 스켑틱은 지난달 발매된 33호에 김나희 한의사의 글 ‘침술의 신화에 침을 놓다에 대한 잠언(箴言)’을 게재했다. 이 글은 지난 2021년도에 발간한 25호에 실렸던 해리엇 홀의 침 폄훼 글인 ‘침술의 신화에 침을 놓다(punctunring the acupuncture myth)’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리엇 홀은 당시 기고에서 ▲침이 고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건 잘못된 믿음이다 ▲침이 고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신비감으로 플라시보가 작동한다 ▲플라시보가 크면 사이비 치료다 ▲침 치료는 플라시보와 구분되지 않는다 등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나희 한의사는 ▲침이 고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유물, 문헌, 실증적 증거가 매우 많다 ▲설령 침이 오래되지 않았다 해도 침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침의 신비감과 치료 효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플라시보 침의 효과가 크다고 침이 사이비 치료인 것이 아니라, 플라시보 침이 생리적 활성이 클 뿐이다 ▲심지어 가장 생리적 활성이 큰 종류의 플라시보 침에 비해서도, 침 치료는 더 강한 진통 효과를 나타낸다 등을 주장하며 반박했다.

우선 헤리엇 홀은 파울 운슐트(Paul Unschuld)의 ‘Medicine in China: A History of Ideas (Comparative Studies of Health Systems and Medical Care)’를 인용하며 “침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나희 한의사는 “현대 임상에서 그러한 신화는 의미가 없다”면서도 해리엇 홀의 주장이 근거없다고 지적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제목의 책 정확히 몇 쪽에 히포크라테스의 아이디어가 전해진 것이 중국 침 치료의 기원이라고 언급되고 있는지 홀에게 묻고 싶다”며 “존재하지 않는 텍스트를 레퍼런스로 삼았다는 강력한 의심이 든다. 1970년대 초에 증거가 부족해 잘못 세운 가설을 2021년에 인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침이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근거로 기원전 475∼222년경에 편찬된 침 전문 서적 황제내경(黃帝內經)을 제시하며, 각종 유물과 연구가 중국에서 시작된 침의 기원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리엇 홀은 미국에서 익사자에게 침 치료를 시행했으나 효과가 없었다는 사례를 들어 “침의 치료효과가 미비하다”고 주장했다.

김나희 한의사는 “익사로 뇌의 저산소증이 3분 이상 지속되면 침뿐 아니라 세상 어떤 방법을 써도 소생시킬 수가 없다. 그런데 홀은 침의 쓸모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논지에 어울리지 않는 에피소드를 인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그는 ▲항암화학요법 후 신경병증에 침 치료가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에 대한 통증 억제 효과 연구 ▲절단이 필요한 화상에서 침 치료로 수지를 재생시킨 케이스 ▲침이 전신 염증을 조절하는 기전으로서 특정 분자 표지자 (PROKR2)를 발현하는 뉴런이 침에 의해 활성화된다는 미주신경-부신 축 기전 등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침의 과학적 근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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