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보건사업] 왕진, 재택의료, 그리고 IT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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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보건사업] 왕진, 재택의료, 그리고 IT기술
  • 승인 2023.07.1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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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

한은경

mjmedi@mjmedi.com


지난 5월 마감한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안내 포스터. (대한한의사협회)

지난 2022년 연말 건정심에서는 당시 종료 예정이던 건강보험 시범사업 9개를 검토하고, 이 중 8개를 연장하였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으로, 2025년 말까지 3년 더 시범사업을 연장하기로 하여 2023년 현재 진행 중입니다.

같은 회의에서 3년 연장하기로 결정된 8개의 시범사업 중 5개가 방문진료 또는 재택의료(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1형 당뇨병 환자 재택의료 시범사업, 복막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 가정용 인공호흡기 환자 재택의료 시범사업, 심장질환자 재택의료 시범사업)입니다.

2019년 이래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기조에 맞춰, 병원이나 시설을 장기간 이용하지 않고 최대한 살던 곳에서 자립적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돕는 것이 환자를 위한 임상적 결과나 국가 의료비 측면에서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이른바 Aging in Place (AIP) 개념의 실현으로, 이에 대해서는 특히 노인 케어에 초점을 맞추어 지난 글1)에서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재택의료 분야에 국가 재정이 꾸준히 투입되고 있는 한편 민간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재택의료의 질을 높이고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활용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헬스케어입니다. 재택의료를 받는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진단 및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것도 포함되겠습니다. 의료기관과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서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지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이러한 추세는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재택의료에 비대면 의료 플랫폼이 사용되는 예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택의료가 반드시 비대면 진료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대면 진료 수단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면서 재택의료의 질이 높아질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입니다.

전통적인 왕진 즉 의사가 찾아가는 기본 개념에 이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해 좀 더 세밀한 환자 정보를 얻고, 의료진이 제공해 줄 수 있는 처치를 다양화하며, 관련 인력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예를 들면 재택의료 고도화 목적으로 개발된 ‘엠닥홈케어’의 경우 앱을 통해 예진(사전 문진), 일정 예약, 응급 상담 등을 제공2) 한다고 합니다. 환자 진료에 필요한 요소 중에 기술의 제약이 있었던 부분을 살펴보고 극복해 나가는 시장이 막 열린 단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에도 IT 기술을 접목시킨 비즈니스가 성장세입니다. 한 예로, 케어닥이라는 회사는 노인과 간병인(요양보호사 등)을 매칭하는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021년 연말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재택돌봄 신청 건수가 7배 상승3)했다고 합니다. 간병인이나 요양시설 매칭, 복지용구 판매, 방문요양에 필요한 의료진 일정관리 등 질병의 예방과 진단, 치료 외에도 돌봄의 디지털 기술 수요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023년부터는 장기요양 재택의료 시범사업도 새롭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인 고령층을 대상으로, 의사를 포함한 재택의료팀이 정기적으로 방문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의원을 포함한 28개 시범기관에서 1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진행중이라고 하니, 연장될지 여부는 다시 지켜보아야겠네요.

이렇게 재택의료에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를 활용하게 된다면, 비용 산정 및 제도 정립 면에서 앞으로도 여러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의료인의 권한과 역할에 대해서도 물론이고요. 환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 건강보험에서는 고령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장기간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거나 시설에 상주해야 하는 상태까지 악화되는 경우를 다소 줄일 수 있어 의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새로운 인프라가 투입되는 만큼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은 얼마 정도로 추계해야 할지, 재택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어떤 서비스를 만들고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겠습니다. 빠지지 않아야 할 것은 돌봄 제공자와 간병 인력뿐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의 요구와 소망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것이겠지요. 한의사가 포함된 방문진료 시범사업에서도 향후 진료수단 및 인프라 구축 등에 다양한 IT기술이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은경 / 호영보건의료연구소

 

각주

1) [모두의 보건사업] Aging in Place.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6414
2) https://m-doc.io/product/mobile
3)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6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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