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8주년…한의사들의 독립운동 활약상 조명 학술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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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8주년…한의사들의 독립운동 활약상 조명 학술대회
  • 승인 2023.08.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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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양의학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한의사 독립운동가 대한 연구 이뤄져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광복 78주년을 맞아 한의사들의 독립운동 활약상과 대한민국 주권 회복 과정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는 지난 10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홍익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철규 국회의원(국민의힘)·윤주경 국회의원(국민의힘)·민형배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학술원이 주최하고, 국가보훈부와 광복회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국권 회복 과정과 한의사의 독립운동 광복 78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 날 학술대회에서 정상규 역사학자(인하대 박사과정)는 ‘일제강점기 활동한 한의사 출신 독립운동가’ 발표를 통해 의병(정환직, 허발·許潑), 임시정부(이원직, 방주혁), 의열투쟁(강우규), 노령방면(김치보, 유경집), 만주방면(신현표, 신홍균, 김일훈), 국내항일(한일청, 정구용, 서태석, 허발·許墢) 등 6개 운동계열별 13명의 한의계 독립운동가의 활동을 소개했다.

이어, 독립의병과 독립군 조직에서 활동한 한의사가 훨씬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관련자료 등의 부족으로 현재 일부만 국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히고, 더 많은 한의 출신 독립유공자들의 발굴과 연구를 촉구했다.

김성민 교수(국민대)는 ‘한말 한의사의 의병전쟁 참여양상’ 발표에서 일제 강점기 의병장으로 활약한 김동신, 서병희, 원일상 한의사와 의진(義陳, 의병진지)에서 주요 간부로 활동한 한의사들을 집중 조명했다.

김 교수는 식자층이었던 한의사들은 의병장으로 활동하거나 의진의 주요 참모 등 중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개업하지 않은 유의(儒醫)로서 의진 내에서 의료행위를 한 경우도 많았음을 감안하면, 실제 확인되는 수 보다 훨씬 더 많은 한의사들이 의병전쟁에 참여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양희 연구원(충남대)는 ‘한의사의 3.1운동 참여와 의의’에서 당시의 자료를 검토하면 3.1운동 당시 한의사(의생), 한약상 등 한의약업에 종사했던 인물은 44명으로 이 중 40명이 재판에 회부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의사를 의생으로 격하시킨 ‘의사규칙(1913년 공포)’이 한의사들로 하여금 식민정책에 대한 저항으로 나아가게 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한의사와 한약상 등은 직업적인 특성상 용이하게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자신의 ‘의원’이나 상점을 이용해 비밀집회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을 십분 활용해 3.1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박경목 관장(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일제강점기 한의약계의 항일투쟁 유형과 성격’ 발표에서 당시 판결문을 통해 한의사임이 확인된 인물은 33인이라고 언급하고, 한의약계 인사의 항일투쟁은 ▲일본군과 직접 교전하거나 고위 관리, 친일파, 일제 주요 기관에 타격을 입히는 격렬한 투쟁방략 채택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전략을 취하고 각 독립운동 단체에 참여하거나 민족종교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개됐다고 말했다.

또한, 박 관장은 ▲국내외에서 의원(한약방)이라는 거점을 통해 그리고 한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사람을 모으고 독립운동의 연락본부 및 자금조달 역할에 주력하는 방식 ▲전통의학과 기독교, 민족종교 등 민족주의 노선의 흐름이 강하게 나타남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운동 노선 비중이 낮음 등을 항일투쟁의 특징으로 꼽았다.

마지막으로 김명섭 교수(단국대)는 ‘1920년대 항일투쟁을 이끈 의생(한의사) 출신 독립투사들’이라는 발표를 통해 1915년, 한의사 원로들에 의해 전국적으로 조직된 ‘전선의생대회(全鮮醫生大會)’는 민족의학의 명맥을 잇고자 하는 한의사들의 치열한 노력의 일환이었으며, 이에 많은 한의사 출신의 민족 지사들이 1919년 3.1운동과 비밀결사 활동, 만주 독립군 및 의열투쟁 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한의사 출신은 객관적 자료의 부족으로 인해 2020년에서야 독립운동가로 인정받은 신홍균 한의사(대전자령 대첩에서 군의관으로 활약, 독립군 군의관의 존재를 널리 알림)와 신광렬 한의사를 포함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양의학계의 발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한의사 독립운동가에 대한 발굴과 조사, 연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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