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영의 제주한 이야기](12) 폭염, 한약으로 이겨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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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의 제주한 이야기](12) 폭염, 한약으로 이겨냅시다
  • 승인 2023.08.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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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영

남지영

mjmedi@mjmedi.com


아침마다 날씨예보를 열어보는데 낮 최고기온이 30℃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열리고 있는 새만금에서는 온열질환자의 대거 발생 소식이 이어지며 대회장을 퇴소하는 국가들마저 생기고 있다.(8월 7일 기준) 열악한 환경 속의 잼버리 한의진료센터 구성원들도 괜찮을지 걱정된다. 한의사 82명, 한의대생 79명이 봉사하는 대규모 진료센터이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된 진료환경을 갖추기가 어려웠다고 들었다. 이 찜통 같은 더위에 달랑 천막 한 장 치고 진료하는데 괜찮을는지…

기록적인 폭염 속에 온열질환환자는 물론 일반감기며 독감이나 코로나 환자가 아주 많이 늘었다. 무더위로 인해 실내에는 냉방장치를 틀게 마련인데, 살인더위라 할 정도로 바깥기온이 높기 때문에 실내는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로만 약하게 냉방장치 가동을 한다 하더라도 실내온도와 실외온도 차이는 극명하다. 인체의 항상성 유지시스템은 외출할 때와 실내로 들어올 때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느라 몹시 지친다. 게다가 더위 그 자체가 사람을 다운시킨다. 평소 체력이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마저도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생진지갈(生津止渴), 보기보음(補氣補陰) 위주로 평소 체력을 관리하게 되며 해열진통(解熱鎭痛), 소간해울(疏肝解鬱)하며 질환케어를 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생맥산, 경옥고, 인삼패독산, 연교패독산, 은교산 등을 응용하게 된다.

환자 증상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처방을 하게 되는데, 약의 형태도 좀 더 다양하게 처방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아마 이 생각은 필자 뿐 아니라 많은 한의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을 터. 한약은 탕제(湯劑,물약)이나 환제(丸劑, 빚어진 알약) 혹은 산제(散劑, 가루약)의 형태가 대부분인데 환자분들에게는 탕제가 가장 익숙할 것이다. 한약이라고 하면 달여서 액체 형태로 복용하는 것으로 많이들 생각하신다. 여러 형태의 한약제제를 많이 쓰는 한의원을 다녀본 분이라면 가루약인 산제도 익숙하며 짜 먹는 시럽 형태인 연조제도 알고 계실 수 있다.

여름에 기운이 쳐지고 진이 빠지는 증상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많이 쓰이는 생맥산(生脈散)만 하더라도 그 이름이 산(散)이기 때문에 가루약이 기본이다. 그러나 이 약은 잘 달여서 탕약의 형태로 해서 처방하기도 하고 현대적인 시럽형태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시럽 형태는 밖에서 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나 어린아이에게 처방을 많이 하게 되는데, 휴대의 용이성이나 복용의 편리함이 참 크다.

인후통으로 고생하는 코로나 환자나 독감 환자에게는 은교산(銀翹散)을 처방하게 되는 경우가 잦은데 이 약도 산제(散劑)이므로 가루약이다. 인후통과 인후부종을 가라앉히면서 해열에도 도움이 되는 참 좋은 약인데 가루약을 먹다가 기침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캡슐에 넣어서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새만금 한의진료센터에서는 어떤 약들이 많이 처방되고 있을까. 의료봉사현장의 특성상 아마도 제형(劑形, 약의 형태)는 아마 가루약이나 시럽제 혹은 캡슐약이 많을 것이다. 의료현장에 운반하기도 편리하고 폭염에 지치고 고달픈 이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한 형태로 복용할 수 있다. 모쪼록 한의진료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라며, 봉사현장에 있는 의료진들에게도 마음의 응원이 전해지기 바란다.

 

남지영 / 경희미르애한의원 대표원장, 대한여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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