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계 공보의 기피에도 한의계 “공보의 선호하지만 복무기간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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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계 공보의 기피에도 한의계 “공보의 선호하지만 복무기간은 부담”
  • 승인 2023.08.1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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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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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병장 월급 205만원…공보의보다 절반 복무하고 비슷한 월급 예상
자유로운 출퇴근 및 술기 경험 장점…한의과 폄훼 등 처우개선 필요

[민족의학신문= 김춘호, 박숙현 기자] 공보의 및 군의관의 긴 복무기간 탓에 양의계에서는 현역 복무를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한의계는 공보의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양한 술기를 경험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현역병의 2배가 넘는 복무기간과 낮은 월급, 한의과 비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 군인 병장 월급을 2025년까지 총 205만원까지 상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병장 월급이 130만 원인 것에 비하면 약 58% 증가하는 수준이다. 반면 군대 초급 간부는 올해 기준 하사 1호봉이 전년 대비 약 1.7% 상승한 약 177만 원을 받음에 따라 이러한 추세라면 일반 병사 월급이 간부 월급을 역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육군 ROTC는 올해 지원자가 5000명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추가 모집까지 진행하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 역시 마찬가지로, 최근 양의대 졸업자들 사이에서는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하는 대신 현역 복무를 택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현역병이 18개월 군복무를 하지만 공보의는 2배가 넘는 37개월을 복무하는 반면, 월급은 현재 206만 원 수준으로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5년 병장 월급이 205만 원으로 상향될 경우 월급차이가 거의 동일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한의계에서도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보다 현역 복무를 더 선호하고 있을까?

한의과 공보의들은 양방과 달리 대부분 공보의 복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술기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의료취약지에서 진료를 하는 행위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A 공보의는 “진료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술기를 경험할 수 있고, 자유시간에 스스로를 함양할 수 있는 기간은 공보의 복무가 유일할 것 같다”고 전했으며, B 공보의 역시 “학교와 병원에서 배운 것들을 실천할 수 있고, 다양한 공중보건사업의 수행을 통해 각종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전했다.

C 공보의는 “과거 현역 복무를 고민한 적이 있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나는 공보의를 택하겠다”며 “공보의는 의료취약지역에서 고달프고 소외된 삶을 살아오신 환자를 많이 만나게 된다. 환자들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왔다가 환한 얼굴로 많이 나아졌다고, 고맙다고 말씀하실 때 느끼는 보람과 희열은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체로 공보의를 선호하는 현상은 군복무를 앞두고 있는 한의대생들도 비슷했다. 

모 학생은 “공보의는 출‧퇴근 형식이라 현역에 비해 자유롭고, 업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한의사로서의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기 전 3년 간 마지막으로 쉬는 시간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아 공보의를 택하려 한다”고 말했으며 다른 학생은 “현역이 복무는 짧을지언정 그동안 의료인으로 활동할 수 없음이 큰 손해”라며 동의하기도 했다. 

반면 “동기들 중 나이가 적지 않아 주변 남학우들보다 군대에 대해 더 많이 고민 했다. 인생에서 30대의 20개월은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데다 여유롭고 한적한 생활에 쉽게 지루해지고 우울해지는 성격이라 공보의 생활이 메리트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역을 택하겠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양방과 마찬가지로 공보의나 군의관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모두 공감했다. 특히 한의과의 경우 한의학 폄훼나 배척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A 공보의는 “일반 병사의 복무기간이 줄고 월급도 상향 될 때, 공보의는 이전의 복무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금전적인 면만 놓고 본다면 빠른 전역 후 원하는 지역에서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으며 제값을 받고 일하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D 공보의는 “공보의를 하기 전에는 현역병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반반이다. 학교 재학 중에 군대를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공보의가 되면 공무원 조직에 껴서 일하게 되는데, 어차피 3년 뒤면 나갈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조직의 구성원처럼 대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 소극행정 형태로 시간만 끌다가 공보의가 전역할 때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C 공보의는 “진료에만 집중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의도적으로 한의과를 배척하려 한다는 소식들을 접하면 힘이 빠질 때가 많다”며 “예를 들어 진료실 이름이라도 고쳐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도 '의과' '치과' '한방실'로 표기하는 기관이 있다. 진료에 온전히 힘을 쏟지 못하게 만드는 이런 일이 하루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보의 복무를 선호한다는 공보의 중에서도 현역 병사의 복무기간이 더 줄거나 월급이 상향될 경우, 현역 복무를 택하겠다는 사례가 많았다. 특히 이들은 복무기간에 가장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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