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연구, AI 및 비임상‧임상시험으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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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연구, AI 및 비임상‧임상시험으로 접근”
  • 승인 2023.08.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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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BRL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연구 수행하는 김영우 교수

방제학 및 임상약리학교실 연구진 협력…상호작용 예측 AI-기전규명-안전성 평가 등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실(BRL) 지원 사업'에서 동국한의대 방제학교실이 주축이 된 ‘AI-바이오 융합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연구실’이 신규과제로 선정됐다. 전국 한의과대학에서 수행중인 BRL 과제 숫자는 단 1곳이었다. 연구팀은 방제학교실의 김영우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으며, 공동연구원으로 박선동‧이원융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임상약리학과 김춘옥 교수가 함께 활동하게 된다. 이에 연구책임자인 김영우 교수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BRL 지원을 받아 한약·합성의약품 병용 투여로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규명/예측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이를 임상/비임상 융합적 접근을 통해 검증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이러한 연구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의원을 내원하는 많은 환자들이 이미 합성의약품을 복용하고 있거나, 한약 복용 중에 병의원 진료를 통하여 합성의약품을 복용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때, 한약과 합성의약품을 같이 먹어도 되는지에 대하여 한의사, 의사, 환자들의 궁금증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누구도 흔쾌히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이 연구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출발하였으며, 한의사인 내가 서울대 약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통해 도달하고자 했던 목표도 이와 유사하다.

합성의약품은 성분이 명확하고, 이에 대한 약물동력학(Pharmacokinetics, PK) 자료도 충실히 연구되어 왔다. 한약의 경우에는 미량의 지표성분으로 표준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지표성분이 한약 전체를 대변하기가 힘들고, 한약의 지표성분이 유효한 성분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약물동력학 자료를 축적하기 힘들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보험 한약제제와 FDA 승인받은 합성의약품 전 품목을 대상으로 한약·합성의약품 병용 투여로 발생할 수 있는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규명/예측할 수 있는 AI를 개발하고 이를 임상/비임상 융합적 접근을 통해 검증하고자 한다.

 

▶약물상호작용연구는 한의계 뿐 아니라 약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인데,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진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이 연구는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방제학교실 및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국대 방제학교실 주임교수인 박선동 교수는 지난 30여 년 간 기초 한의학 연구 및 발전에 매진해 왔다. 그는 국내 최초 방제학교실 조교 생활을 시작으로 조교수, 부교수, 교수로 활동하며, 한국연구재단, 보건복지부 및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현재까지 약 50여개의 정부 과제를 수행해 오고 있다.

또한, 이원융 교수는 한의학(학사 및 박사) 및 컴퓨터과학(학사) 전공지식과 고전문헌 및 동물실험 연구경험을 기반으로 네트워크 약리학 및 인공지능 기반 한약 효능 규명 및 적응증 재해석, 처방추천 AI 개발 등을 수행중이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임상약리학과 김춘옥 교수는 의학(가정의학 전문의), 임상약리학(의학박사) 전공지식과 10여 년의 임상시험 경험을 기반으로 연간 2~3건 이상의 약물 상호작용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약물동력학적 자료 분석을 통한 신약개발 연구 및 자문을 수행 중이다.

그리고 나는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의학박사 및 약학 박사를 취득하여, 자연과학과 한의학의 융합적 전공을 가지고, 대학‧연구기관‧식약처 등에서 한의약의 분자적 기전 및 한의사 진단 의료기기 개발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향후 3년 간 13억 7500만 원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연구 계획을 소개해달라.

본 연구는 3가지 주제로 나뉘어져서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첫 번째 주제는 상호작용 예측 인공지능 개발과 검증이다.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 및 최적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호작용 공공데이터를 생성할 예정이다. 본 주제는 이원융 교수와 내가 맡을 예정이다.

두 번째 주제는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및 기전 연구다. 도출된 상호작용 후보군에 대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의 기전을 분석하고 다양한 동물·세포실험 모델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을 포괄하는데, 박선동 교수와 내가 수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및 안전성 임상 평가이다. 한약 복용으로 인한 합성의약품의 상호작용 및 안전성을 평가하고, 인체유래물을 분석하여 인체 수준에서의 약동학적 기전을 평가한다. 이는 김춘옥 교수와 내가 협력적으로 임할 예정이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에서 약물상호작용연구를 진행하고 이 결과를 DUR에 진입시키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일견 비슷해 보이는데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약물상호작용연구는 특정질환에 대하여 4-5개의 한약제제와 2-3종의 합성의약품의 상호작용 연구를 통하여 한약제제-합성의약품 병용투여시 ‘약물 사용 임상 지침’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 연구는 이와 달리 AI와 바이오 기술을 융합하여 보험 한약제제 56종-합성의약품 전품목에 대한 약물상호작용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이를 임상‧비임상연구를 통해 검증’하는 연구과제다. 이 예측결과가 한의약혁신개발사업단의 약물상호작용연구 결과와 조화를 이루어서 상호보완적으로 DUR 진입 및 안전한 한약 사용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길 기대한다.

 

▶연구를 수행하면서 가장 난관으로 예상되는 점은 무엇인가. 이를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는지 궁금하다.

한약에 대한 PK를 연구할 때, 가장 큰 난관이 유효성분에 대한 이슈다. 한약은 여러 성분 간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 특정 화합물(compound) 수준의 지식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분명한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한약의 효과(Efficacy) 또는 약력학(Pharmacodynamics, PD)을 표준적으로 규정함에 있어서 2021년부터 식약처에서 진행하고 있는 화학적 성분 분석과 생물학적 효능 실험을 결합한 방식으로 한약을 설명하는 출연 연구과제가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개념은 바이오 의약품의 효능을 규정하는데 사용되어 온 전통적인 방법을 한약의 효능을 표준화에도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기존의 연구 방법에서 한 발짝 나아간 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PK연구에 있어서 성분적 시도는 방법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약에 있어서 여전히 유효한 연구방법이다. 또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은 추적이 난해하고 규명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것이 핵심적인 전략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은 약물이상반응이 나타났을 때 개체특이성 반응, 단일 약물복용으로 인한 이상반응과 구별하기 어렵고, 파악하기가 힘든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한약과 합성의약품의 종류, 그리고 그 상호작용의 종류가 각각 수십-수천 종에 달하여 그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 실험적 접근만으로 상호작용의 유효성분과 핵심기전을 규명하기는 더욱 힘들다.

이러한 상호작용 연구의 난점을 극복하고자 인공지능과 비임상‧임상시험이 융합된 접근방식을 제안했다. 인공지능 개발 및 적용을 통해 한약‧합성의약품 사이 나타날 수 있는 상호작용과 그 유효성분, 핵심기전에 대한 신뢰성 있는 가설을 제공하고, 다양한 세포주 및 동물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결과를 임상시험을 통해서 실제 인체 환경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지 평가할 예정이므로, 한약‧합성의약품 상호작용 연구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약은 안전한가? 만약 한약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한다면 국가에서 한의사/한약사/약사 면허를 통해 관리할 필요도 없고, 마트에서 식품으로 사면 된다. 그러나 한약은 아주 좋은 효과가 있지만 이를 남용하거나 오용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므로 한의사/한약사의 처방과 조제에 의한 안전한 사용이 필요하다.

한약과 합성의약품을 함께 먹어도 되는지 대답할 때,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약을 처방하는 주체인 한의사나 한약사는 먹어도 된다고 이야기할 경우가 많지만, 의사는 한약 및 건강기능식품의 복용을 중단하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 이유는 의사들의 한약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서 일수도 있지만, 관련 근거 자료를 찾을 수가 없다는 이유도 많은 분포를 이룬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본 연구는 한약이 안전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 및 환자들에게 한약에 대한 정확한 정보 및 근거 자료를 제공하여 한약의 안전한 사용을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한약의 사용을 확대하는데 있다. 또한 나아가 한약과 합성의약품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한약제제를 개발하고자 하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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