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감염병 재발 대비해 한의 진료 임상 근거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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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감염병 재발 대비해 한의 진료 임상 근거 구축해야”
  • 승인 2023.09.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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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국립중앙의료원, ‘COVID-19와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 개최

뚜렷한 지침 없는 만성코로나 증례 등 모아야…연구네트워크 및 진료 프로토콜 개발 必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코로나19와 그 이후 감염병 발생 시 한의사 인력과 한의진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증례연구나 임상중개연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근거 구축에 힘써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8일 의료원 대강당에서 ‘COVID-19와 한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당시 공중보건한의사를 중심으로 한 한의사의 역학조사와 한의진료 결과를 공유하고, 향후 감염병 재발 시 한의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률지원과 수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를 위해 연구네트워크를 형성해 전후향 관찰연구 및 임상중개연구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정태 원광한의대 교수는 ‘지역보건소 한의사들의 코로나 후유증, 백신 부작용 관리, 역학조사 활동 등에 대한 보건소 기반 임상 연구와 후속 연구 제언’을 주제로 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코로나 한의진료접수센터에서 활동한 공중보건한의사와 임상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과 질적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보다 원활한 활동을 위해 한의사의 수가가 만들어져야 하며, 한의사 검체채취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 연구, 행정 사례를 꾸준히 수집하며 근거를 축적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티끌모아 태산이다. 꾸준히 준비해서 건드리고, 두드리고, 시끄럽게 하면 언젠가는 열린다. 증례보고를 비롯한 연구가 모이다보면 도움이 된다”며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다시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주변의 연구자나 연구기관과 연구네트워크를 형성해 다기관 전‧후향 관찰연구나 임상중개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공용 IRB가 예전보다 한의과 연구에 대한 이해도와 수용도가 높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전향적 관찰연구는 공용 IRB를 통해 다기관연구를 한 번에 승인할 수 있다. 다만 다기관 승인을 위해서는 공통의 진료 프로토콜, 평가지표 등이 사전에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공한협 등의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찬영 논산시보건소 공중보건한의사는 ‘2022년 논산시 보건소 코로나19 비대면 한의진료’의 결과를 공유했다. 논산시보건소는 코로나19 재택치료자나 후유증 환자에게 전화와 비대면 설문조사로 예진을 한 뒤, 탕약과 보험한약을 처방했다. 그 결과 기침, 가래, 인후통, 피로 증상 NRS수치가 유의하게 호전되었다. 특히, 환자들이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어 한약 복약을 중단한 경우도 많다는 설문결과도 있었다.

또한 코로나19와 롱코비드의 개별증상 완화에 관한 임상근거를 공유하고, 이에 맞춰 한의진료를 적용하고 연구하며 임상근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훈 경희대한방병원 교수는 ‘만성코로나의 한의치료 임상근거’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재까지 한방 뿐 아니라 양방에서도 만성코로나에 대한 명확한 치료 지침은 찾기 힘들다. 그래서 치료시에도 심혈관계증상, 피로, 호흡불안정 등 개별증상에 맞춰 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만성피로에는 침치료, 경도인지기능장애(Brain Fog)의 침치료, 후각저하에 갈근탕가천궁신이 처방 등 한약치료가 효과적이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현재 만성코로나 치료에 대해서는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일선 개원의들의 증례연구부터 시작해 다양한 한의치료의 임상근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관일 경희한의대 교수는 ‘코로나 한의치료 매뉴얼 및 증례’ 발표를 통해 코로나19 한의진료지침과 이를 활용한 증례를 공유했다.

그는 “지금은 코로나19보다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7~8개월 뒤에는 정신이 몽롱해지고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경도인지장애가 생기기도 하는데, 양방에서는 이 증상에 구체적인 치료가 힘들다. 그래서 환자들이 한의원에 오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만약 한의원에서 이러한 환자를 진료한 뒤 호전된 사례를 증례로 남겨준다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에도 감염병이 재발할 경우에 한의원 단위부터 자료를 모을 수 있는 기록지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록지 개발에 자문이나 의견을 제시하고, 기록지가 만들어진 뒤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권선오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 한의임상 중개연구’의 내용을 공유하며, 향후에도 한의진료의 감염병 적용 임상 근거를 구축하기 위해 더 많은 R&D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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