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안도 사쿠라 등
사실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아 저럴 수도 있겠다. 저런 상황에 놓이면 저런 감정이 들 수도 있겠다.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는 2016년에 개봉한 백엔의 사랑이라는 일본영화다. 백엔의 사랑이라는 말뜻이 뭘까.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다. 아무리 가벼운 사랑이래도 100엔은 너무 작은 돈 아닌가. 사람이 아무리 하찮게 살아간대도 100엔은 너무 작은 돈 아닌가 하며. 영화도 영화지만 이 영화는 주인공배역을 맡은 안도 사쿠라라는 배우를 알고 싶어지는 영화다.
주인공 이치코(안도 사쿠라)은 소위 말하는 형편없는 백수인생이다. 30이 넘어서도 아무 일도 아무활동도 하지 않고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용돈만 축내는 무기력한 생활의 연속이다. 이혼해서 아들과 친정으로 돌아온 여동생이랑은 백수생활 그만하고 뭐라도 일 좀 하라고 잔소리듣고 10대 때처럼 치고받고 싸운다. 그런 딸들을 보는 어머니는 너무나도 슬퍼한다.
그러다가 어머니의 지원으로 자취 독립을 하게 되고 자주 다니던 백엔샵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게 된다. 그러다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던 남자가 보러오라던 권투 경기를 보고 경기가 끝나면 서로의 등을 두드려주며 격려해주는 모습이 인상 깊다며 권투에 입문하게 된다. 그러면서 인생의 목표가 생기고 눈빛이 변해가는 주인공 이치코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권투를 배우면서 주인공은 전보다 웃음도 늘고 움츠려있던 모습에서도 차츰 벗어나고 눈빛에 의욕이 생겨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를 다보고는 주변에 복싱장을 검색해봤을 정도다.
사람은 역시 목표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목적 없는 행동과 노력들은 쉽게 행선지를 잃게 되고 목표가 없으면 기분은 쉽게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진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너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을 제약했고, 심지어 직업 활동을 바꾸게도 하고 어떤 이들은 꼼짝없이 집에 있게 되기도 만들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지만 의지와 무관하게 인생의 계획을 비는 일들이 많다. 인생은 그렇지만 계속 되어야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인간관계도 맞이하며 여생을 계속해서 디자인 해가야 한다. 아무도 관심 없고 알아주지 않는 노력들일지라도 그저 나를 위해.
일상에 지쳐 집에 오면 쉬기 바쁜 분들에게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김재범 /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