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이제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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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제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야 할 때(1)
  • 승인 2023.12.15 06: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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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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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medi@mjmedi.com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의료 인공지능이 현실로 다가온다

2016년 3월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충격에 빠진 사건이 발생한다. 그동안 너무 복잡해서 컴퓨터가 도전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여겨져 왔던 ‘바둑’에서 이세돌 기사가 처음보는 ‘Alpha-Go’라는 인공지능에게 패배를 당한 것이다.

이후 바둑계에서는 더 이상 바둑 중계에서 속칭 ‘9단’들이 선수들의 수를 분석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여기에서는 어떤 수를 두었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지 않고, ‘인공지능은 여기에서 어떤 수를 추천하는가?’라는 중계를 하는 것으로 바뀌었으며, 바둑 기사들도 이제는 ‘인공지능’에게 배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의료 인공지능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연구 논문이나 뉴스기사에 가끔 숙련된 의사의 진단율에 비해 90%인지, 99%인지를 보고하였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여기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숙련된 의사’라는 단어이다.

의료계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의사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듯 한 성능을 보이는 것처럼 연구 결과가 기술되는 경향이 있지만 연구 대상이 대부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교수들인 것을 감안한다면 일반 개원의에 비해서는 이미 AI가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에는 Medical AI 서비스를 출시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시장 가치를 ‘의료적 이차소견’이라는 영역에서 찾아가고 있다. 즉, AI의 도움을 받아서 ‘오진율’을 낮추는 것이 환자에게도/의사에게도/국가(또는 의료보험회사)에게도 모두 이익이라는 것이다.

2020년에 ‘Diganosis’저널에 발표된 ‘미국 내 주요 3대 질환인 심뇌혈관질환, 감염질환 및 암에 대한 오진율’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척추농양의 62.1%에서부터 심근경색의 2.2%까지 오진이 발생하며 이러한 오진을 받은 환자 중 약 절반이 사망하거나 영구 장애를 입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

이중 패혈증에 대한 최근 2022년 Nature Medicine에 보고된 기계학습 기반의 조기 경보시스템 도입 연구 결과에 따르면 5개 병원에서 590,736명의 환자에 적용된 결과 6877건의 연구에서 TREWS는 89%의 케이스에서 성공적으로 환자를 예측했고 3시간 이내에 알림이 확인된 4,220건에서 대조군인 2,657건에 비해 18.7%의 사망률 감소와 장기부전에서의 현저한 개선을 보여 AI의 도움을 받을 때 얼마나 의료의 품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지를 보인바 있다.

이는 그동안 대결구도처럼 보여 왔던 “AI 의사”와 “인간 의사” 사이의 관계가 동반자 관계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뉴스가 있다.

비록 2016년 데이터로 오래된 조사이기는 하지만(필자는 이 이후 조사에서 한의사가 별도로 분류된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고용노동부의 2016년 주요 직업의 AI대체확률에서 일반의가 94%로 406종 직업군에서 대체순위 55위 였던 반면에 한의사는 0.1%로 대체순위 358위, 대체 불가능순위 49로 발표된 적이 있다.

 

이 이후 가장 최근에 발표된 한국은행의 “AI와 노동시장 변화”리포트에서 역시 AI 노출지수를 기준으로 고소득 직업인 의사와 전문의사, 회계사 등이 AI노출지수가 높아 대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278)

처음 이 뉴스가 발표되었을 때 의약계쪽 미디어에서나, 한의계쪽 미디어에서 모두 의사의 미래가 불안정하며, 한의사의 미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처럼 보도자료가 나온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제는 이 뉴스를 거꾸로 읽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다.

AI가 인간 의사의 경쟁자가 아닌 인간의사의 동반자, 보조도구로 그 위치가 변화하면서 ‘AI의 침공을 받는 의사의 미래’ vs ‘AI 침공에서 안전한 한의사의 미래’의 구도가 ‘AI 비서를 가진 의사’와 ‘AI 비서를 갖지 못한 한의사’로 변화하였을 때 한의사의 미래는 의사와 비교해서 더 안전한 것인가? 아니면 더 위험해지고 있는 것일까?

한의학의 디지털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이제는 한의학은 기능적이고, 종합적이며 균형을 중요시한다는 멋진 미사여구를 앞세우며 한의학의 진단은 기계로 측정할수 없는 복합적이라는 말로 모호함을 변호해서 한의학을 신비주의의 영역에 남겨 놓을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필자는 2019년부터 한의학연구원에서 인공지능 한의사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한의학의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인공지능 한의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미래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며 외부에서 우리에게 변화를 강요하는 고통의 시간이 찾아오기전에 어떻게 스스로 바뀌어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함께 공유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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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4-01-02 22:08:39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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