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난세에 등장한 프랑스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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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난세에 등장한 프랑스의 영웅
  • 승인 2023.12.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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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나폴레옹
감독 : 리들리 스콧출연 : 호아킨 피닉스, 바네사 커비
감독 : 리들리 스콧
출연 : 호아킨 피닉스, 바네사 커비

2023년의 달력을 꺼낸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023년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세월이 빨라진다는 말이 있듯이 올 한 해도 비행기 지나가듯 어마어마한 속도로 지나갔음을 직감하고 있다. 그래서 1년 동안 개인적으로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면 항상 그렇듯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로 인해 아쉬움이 남는다. 국내외적으로도 높은 물가 등으로 인한 경제 부분 빨간불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있었던 한 해이기도 하다. 그로인해 2024년에는 모든 분야에서 우리들의 근심 걱정이 사라지길 기대해 본다.

1793년 혁명의 불꽃이 프랑스 전역을 밝히기 시작한다. 코르시카 출신의 장교 나폴레옹(호아킨 피닉스)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 국가를 위해 맞서며 영웅으로 떠오른다. 한편, 사교 파티에서 나폴레옹을 만난 조제핀(바네사 커비)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나폴레옹을 선택하고 나폴레옹은 마침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조제핀은 계속해서 나폴레옹을 흔들고, 나폴레옹의 야망은 조제핀과 끝없이 충돌하게 된다.

<블레이드 러너>를 비롯하여 <델마와 루이스>, <글래디에이터> 등 당대의 명작을 연출했던 리들리 스콧 감독과 <조커>를 통해 미친 연기력을 선보였던 호아킨 피닉스가 만난 <나폴레옹>은 1,700억원이라는 제작비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영화이다. 또한 프랑스 역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누구나 다 아는 전쟁의 신이라 불렸던 나폴레옹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리얼한 전투 장면은 영화 속 백미라고 해도 될 정도로 멋지게 보여 진다. 그러나 영화는 영웅 나폴레옹의 실제 역사를 그대로 담기 보다는 나폴레옹이라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며 전개 되다 보니 관객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눠지고 있다. 물론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 리들리 스콧 감독만의 연출 스타일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과 함께 무려 158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서사의 힘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폴레옹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무척 돋보이고,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상미는 여전히 뛰어나기 때문에 오히려 조만간 OTT를 통해 공개될 4시간 10분짜리 감독판을 기다리게 된다. 난세에는 영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한 때 영웅으로 군림했던 나폴레옹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짜릿한 뭔가를 던져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영화는 그렇지 못한 채 엔딩크레딧을 통해 나폴레옹이 벌인 전쟁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를 통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사실 역사는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로만 끝내기보다는 더 많은 역사적 지식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한 곧 개봉할 이순신 장군의 <노량>은 또 한명의 영웅을 어떻게 표현했는지 궁금증을 갖게 하며 다가오는 2024년에는 이런 난세를 제대로 구원해 줄 진정한 영웅을 기대해 본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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