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의과학자가 되기 위한 원광대학교 2023 제 2회 리서치캠프에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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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의과학자가 되기 위한 원광대학교 2023 제 2회 리서치캠프에 다녀오다
  • 승인 2024.01.12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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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김하늘, 류정, 이윤지

김지윤, 김하늘, 류정, 이윤지

mjmedi@mjmedi.com


2023년 12월 18일부터 21일까지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학장 강형원) 에서 한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제2회 2023 리서치캠프가 개최되었다. 증례 연구 및 차트 리뷰, 한약 연구, 침 연구, 네트워크 약리학, 고전 네트워크 분석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강연을 듣고, 21일 오후에는 학생들이 작성한 연구계획서를 발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주요 참여 내용 ]

18일에는 ‘증례보고 논문 연구 및 논문 작성’에 대한 임정태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다. 증례보고 논문 작성법에 대해 배웠는데, 더 좋은 증례보고를 위해서는 환자를 다 치료하고 난 뒤가 아니라, 초진때부터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같은 질환, 처방에 대해서 이미 증례논문이 나왔더라도, 평가지표 등의 접근법을 다르게 해 논문을 작성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임상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의사 선생님들과 협업하여 작성한 교수님의 실제 논문 사례들을 보며, 증례보고는 가장 기초적인 논문 작성의 단계로 그 작성법에 대해 숙지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또한, 한의학적 치료법을 기반으로 한 증례보고의 축적이 한의 치료의 유효성을 확고히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19일 오전에는 ‘한약 실험연구 계획 및 논문 작성’에 대한 배기상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다. 약의 가치는 질병 치료 경감 및 예방이며 이를 위해서는 안전성, 유효성, 표준화가 갖추어져야 함을 알게 되었다. 한약 연구는 치료 가능성 있는 후보 물질 탐색, in vitro 약효 및 독성 평가, 전임상실험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단기전략은 질환별 모델 구축, 비임상 효능검증 및 기전 연구를 통한 비임상 안전성 확보이고, 장기 전략은 임상 효능검증 및 기전 연구를 통한 임상 안전성 확보이다. 이를 통한 최종 목표는 한약 안전성 공유를 통한 한약 자원 가치 제고를 바탕으로 한약 자원 기반 질환별 의약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실험연구 계획에 있어서 연구의 필요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교수님께서는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한 탁리소독 한약의 기전 규명 및 최적화를 위한 멀티오믹스 네트워크 약리 문헌 네트워크 분석 연구’를 소개하셨다. 염증성 장 질환(IBD)은 난치성 만성 염증 질환으로 중요한 의학적 이슈인데, 아직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IBD의 한약 치료에 관한 연구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었는데, 이러한 논문들이나 원전에 근거하여 진료하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어서 환자 맞춤으로 최적화된 한약의 필요성에 기인하여 연구를 진행하시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해당 연구에서 염증성 장 질환의 실증 모델에서 한의학의 습열을 비만 혹은 염증, 담음을 소화불량 혹은 우울 증상과 유사함에 착안하여 실험을 진행하신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를 통하여 한의학 이론의 과학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9일 오후에는 ‘침 실험연구 계획 및 논문 작성’을 주제로 한 권오상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다. 교수님께서는 침의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소개하셨다. 교수님의 연구 방향은 한의학의 근간이 되는 침에 대한 과학적이고 물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침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위해서는, 단순히 침의 기전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후속 연구를 통해 그 지식을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였다. 교수님은 수업을 통해 연구자의 자세 또한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는데, 항상 모든 궁금증 끝에 "나는 과연 무엇을 알고 싶어 연구하는 것일까"에 대한 질문과 답이 명확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 자신이 알아가고 싶은 질문을 세우고, 이를 꾸준히 탐구하는 자세가 진정한 연구자의 자세라는 것이다.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연구는 끊임없는 지식의 탐구이자 고민임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경혈이라는 분야에 대해 정답을 명확히 밝히기 위함에서 출발한 논문을 보면서, 연구자는 알아가고 싶은 부분의 지식을 끊임없이 구해나가는 과정임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 2023 리서치캠프에서는 R 및 파이썬 실습을 직접 해보는 강연들이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18일 오후에는 후향적 차트리뷰 연구 및 R 실습을 주제로 한 조나현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다. 후향적 차트리뷰(Retrospective Chart Review)란 의료기록이나 환자 데이터베이스에서만 데이터를 수집하는 임상연구의 한 유형으로, 연구 수행 여부와 상관없이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고 난 이후에 의료 기록에서 연구대상자의 의료정보를 추출하는 데만 관련된다. 이번 강의에서는 근골격계 통증 환자들에 대한 팔체질 치료를 주제로 한 선생님의 연구 결과를 Rstudio를 활용해서 통계를 그래프로 그리는 것을 실습해보았다.

20일에는 이원융 교수님께 네트워크 약리학에 대해 배우고, 파이썬을 활용해 한약에 대한 네트워크 약리학적 분석을 실습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한의약 연구는 단일성분-단일표적 패러다임에서 네트워크 수준의 다중성분-다중표적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1일 오전에는 고전네트워크 분석 및 R실습을 주제로 한 박다솔 선생님의 강연을 들었다. 귀유방이라는 고전문헌에서 옹저 주치의 내복처방을 네트워크 분석한 선생님의 연구를 바탕으로, Rstudio를 활용해 그래프를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한의학 연구에 한의학 지식뿐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과학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러한 지식을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연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유익한 강의들이었다.

21일 오후에는 희망 연구 주제에 대한 연구계획서를 발표하고 우수 팀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9개 팀, 27명의 학생이 참가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필자의 팀 (김지윤 김하늘 류정 이윤지) 의 경우에는 ‘DSS로 유도된 IBD 마우스 모델에서 과루산과 삼인탕의 유효성 연구’를 주제로 연구계획서를 작성 및 발표하였고 최우수상을 받아서, 이렇게 참석 후기를 작성할 기회도 얻게 되었다. 직접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다른 학생들과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해 보는 경험을 통해 어떤 부분이 연구계획서를 작성할 때 중요한 부분인지 몸소 느끼게 되었다. 또한 교수님들의 피드백을 통해 작성 과정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재고해 볼 수 있었다.

이번 2023 리서치캠프 참여의 가장 큰 의의는 논문이나 연구에 대한 거리감을 해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학생 신분으로 직접 연구를 실행해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리서치캠프를 통해 연구 및 논문 작성에 대해 배우고 직접 연구계획서를 작성해 볼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연구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움이 있다보니 참여에 앞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직접 연구계획서를 작성해 보면서 자신감과 뿌듯함을 얻을 수 있었다. 연구 활동에 대한 갈망이 있는 학생들에게 리서치캠프는 직접 연구를 실행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유익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해주신 교수님들과 학교에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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