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역사적 강자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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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역사적 강자의 흐름
  • 승인 2024.01.19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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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

이현효

mjmedi@mjmedi.com


도서비평┃역사는 반복된다

이 책은 재미있다. 사도세자의 죽음에서부터 기득권, 이권 카르텔의 뿌리를 추적하는 책이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영조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노론이 소론, 남인, 남인이 지지했던 사도세자를 죽임으로써 독점 기득권을 형성하고, 노론-친일파-현재기득권 세력으로 이어지고, 소론-독립군-민중세력으로 이어진다는 역사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배기성 지음, 왕의서재 펴냄
배기성 지음, 왕의서재 펴냄

19세기는 영국-러시아, 20세기는 미국과 소련, 21세기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을 하고 있다. 19세기 러시아제국에게 국제무역은 필수였다. 무역의 기본은 뱃길인데, 북쪽의 러시아는 10월말이 되면 바다가 얼고, 해빙은 이듬해 4월이라 1년중 6개월이 무역의 중단이 발생함으로 러시아에게 부동항은 매우 중요했다. 영국과 싸우고 위력을 알게 된 후 메이지 유신을 완성한 일본은 러시아를 극동에서 견제하려는 영국의 대리인으로서 메이지 일본을 만들어 나간다. 그 메이지 일본을 하나로 묶기 위한 정치선동이 정한론이다. 한일합병을 이루기 이전까지 영일동맹, 가쓰라태프트밀약을 통해 국제적인 허락을 얻어둔 일본이었다. 헌데 당시 조선의 세도가문은 당시 무얼했나? 매관매직과 척화비 건립에 여념이 없었다. 19세기 산업혁명, 석탄자원의 전환, 러시아영국의 패권경쟁, 아편전쟁과 청나라의 몰락, 미국의 페리제독에 의한 일본의 강제 개항 후 메이지유신의 전개 등 국제적인 역동성에 너무도 무지했다.

청일전쟁의 승리 후 시모노세키조약을 통해 일본은 청나라에게 랴오둥반도를 획득한다. 부동항을 얻고 1년 내내 자유무역을 하겠다는 러시아의 욕망은 일본의 랴오둥반도 획득을 용납하지 못했다. 3국 간섭으로 랴오둥반도를 러시아가 손에 쥐게 되면서 러일전쟁을 준비하던 일본. 국채를 팔아 전쟁자금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아무도 사지 않았다. 그때 동유럽 몰도바에서 유대인 포그롬이 발생하면서 국면이 뒤집힌다. 제정러시아가 주도한 몰도바의 유대인학살에 경악한 로스차일드가문은 일본 국채를 사주며, 러시아에는 차관, 투자를 모두 끊어버렸다.

소론 출신들이 주도하여 독립운동을 벌였고, 해방된 후 한반도는 마셜플랜과 몰로토프플랜이 충돌하며 남북으로 갈라진다. 4.19에도 국제정치학이 작동했다. 57년 스푸트니크 쇼크가 있었다. 스푸트니크 위성이 574kg. 이걸 핵탄두로 바꿔달면 대서양을 건너 미국 본토를 때릴수 있다는 ICBM의 공포가 그것이다. 스푸트니크 쇼크 이전에는 극동유엔사령부가 동경에 있었으나 쇼크 이후에는 용산으로 이전한다. 용산에 들어온 미국은 공산당척결을 자유당에 요구한다. 조봉암과 진보당은 그렇게 희생되었다. 이면에 제임스 하우스만이라는 비선실세를 잊으면 안된다. 반공을 국시로 삼았던 박정희와 달리, 미국의 70년대 대외정책은 데탕트였다. 중국과 친선외교에 힘을 쏟으며 강한 냉전주의를 고집한 한국과 미국은 부딪혔다. 미국은 박정희를 길들이기 위해 ‘프레이저 청문회’까지 열었으나 듣지 않자 김재규를 동원해 시해했다.

오늘날에도 역사는 반복된다. 미국은 한국, 일본을 엮어 러시아, 중국, 북한의 대륙세륙을 견제하고 싶어 한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은 미국 내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 돈을 미국으로 불러 모으고, 중국으로 들어가는 돈줄과 첨단기술을 끊어내기 위한 것이다. 헌데 노론을 계승한 듯한 우리 정치권은 도대체 무얼하고 있나? 불행 중 다행하게도 지배층은 무능하고 국제정세는 숨가쁘지만, 늘 조국을 지켰던 민중은 과거에도 그랬듯, 임진왜란 때 의병의 모습으로, 일제강점기 독립군의 모습으로, 또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이 나라를 지킬 것이다.

 

이현효 / 활천경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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