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의대는 연구인프라 좋은 서울대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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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의대는 연구인프라 좋은 서울대라야”
  • 승인 2005.02.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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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지방국립대 설치론에 난색 표시

국립대한의대는 어디에 설치하는 게 가장 적절할까? 서울대에 설치해야 하나, 지방대에 해야 하나?
한의계는 요즘 국립대한의대 설치문제를 놓고 서서히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참여정부의 국토균형발전정책에 따라 서울에는 어렵고 대신 지방국립대에 설치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언질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염두에 두는 지방국립대는 K대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이 속한 지역은 인구가 많은 데 비해 한의대가 설립되지 않은 대표적인 道라는 게 주요한 이유다.
정부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울대 설립에 무게를 두다 갑자기 지방국립대로 방향을 튼 것은 국토균형발전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직접적으로는 임기중에 기구 신설은 절대 안된다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의 확고한 방침에 부딪힌 데다가, 얼마 남지 않은 노대통령 임기중에 대통령공약을 지키겠다는 일정에 따른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대만, 일본 등이 동양의학관련분야의 국립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정부가 더 이상 국립대한의대 추진을 지체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한의계는 이런 흐름에 따라 기존의 서울대한의대 고수방침과 지방국립대 설치 後 서울대 설치방안 등을 비교 검토한 결과 잠정적으로 ‘그래도 서울대에 설치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계는 서울대 설치론의 근거로 뛰어난 연구인프라를 들고 있다. 사립대가 가진 연구력의 한계를 메우는데 서울대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애초에 한의계가 국립대한의대 설치를 희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의계는 연구시설과 연구인력이 부족한 지방국립대에 설치한다는 것은 12번째 사립한의대를 설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서울대 고수론은 명분은 있는 데 반해 가까운 시일내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방국립대 설치론은 서울대 설치론의 대안으로 인식된다.

현실적으로 서울대 한의대 설치가 어렵다면 차라리 먼저 지방국립대에 설치하고 추후 서울대한의대를 기약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주장이어서 타당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방국립대에 먼저 설치해버리면 나중에 서울대에 또 설치해달라고 주장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은 지방대 우선 설치론의 함정으로 지적된다.

마냥 지체할 수도, 서둘 수도 없는 한의학의 백년대계인 국립대한의대 설치론. 한의계의 필요와 정부의 방침,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한의계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서서히 한의계를 압박해오는 국립한의대 결단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귀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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