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분쟁 확대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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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분쟁 확대를 경계한다
  • 승인 2005.03.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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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와 양의계가 상호 불신으로 촉발된 위기가 급기야는 상호 고발전으로 비화됐다.
국민의 생명과 정신적 안녕을 지키는 보루로서 높은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성업에 전념하는 의료인들이 상호 비방전과 고발전을 해가면서까지 치고받고 싸워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많이 배우고 살만한 사람들이 왜 싸우는지도 모르겠다고 눈만 뻐끔거리는 표정이다. 양의계는 한약이 부작용이 많다고 하고, 한의계는 양약의 부작용이 더 많다고 하면서 서로 먹지 말라고 말하니 국민은 어떤 약을 먹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뿐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그렇다고 한·양방의 의료인들이 국민들이 피해보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나몰라라 싸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마다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고 있음이 틀림없다. 양의계측에서 보면 한의계의 감기홍보가 별것 아닐 수 있지만 과대광고나 의료윤리를 망각한 무책임한 행위로 비칠 수도 있고 한의계 입장에서도 이번 갈등으로 손해 볼 것이 없다는 계산 아래 방어적인 차원에서 강공을 펴는지도 모를 일이다. 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양측이 자기논리의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싸워서 얻는 것만 생각할 뿐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지 의아스럽다. 환자의 신뢰를 먹고 사는 의료인이 환자들로부터 존경을 잃을 때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환자의 불신은 부메랑이 되어 의료인의 존립 자체를 더욱 어렵게 옥죌 것이다. 한약분쟁과 의약분업 당시에도 관련 당사자인 한의계, 양의계, 양약계 모두 유사한 경험을 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한·양 의료가 역사와 발전과정은 다를지언정 공통점이 더 많은 것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해준다. 의료는 인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 다만 접근방법이 다를 뿐이다.
여기서 우리 의료인이 취해야 할 덕목은 다름을 인정하는 일이다. 내가 속한 학문에 한계가 없는지 상대 학문을 통해 비추어보는 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과제다. 상대 학문을 비하하고 내가 속한 의료가 발전하리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국민의 요구는 분명하다. 한방 양방 가리지 말고 치료만 잘해 달라는 것이 국민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자신이 선 자리에서 의료의 본분에 충실할 일이다.
정부는 이런 국민의 바램을 숙지하여 양대 의료계를 중재해서 정상을 되찾는 데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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