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발길 끄는 박물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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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발길 끄는 박물관 돼야
  • 승인 2005.03.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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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허준박물관 개관에 부쳐 -

3월 23일 한의계는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었다. 허준박물관이 개관됐기 때문이다. 허준박물관의 개관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없던 박물관이 하나 생겨서 그런 것은 아니다. 시작 당시의 기념관이 박물관으로서 위상이 격상되었다고 그런 것은 더더욱 아니다. 박물관의 존재가 가지는 상징성과 파급력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의학은 지난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가시밭길을 걸으며 민중의 삶을 보듬어 안은 채 특유의 질긴 생명력을 이어왔다. 항생제와 수술, 현대적인 고급 진단장비로 무장한 서양의학이 물밀 듯 밀려와도 한의학은 조금도 gm트러지지 않고 자신만의 질병관과 치료관을 버리지 않고 꾸준히 발전시켜온 결과 오늘의 기쁨을 맞보는 데 이르렀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허준박물관이 한의학의 부활을 예시하는 일회적 사건으로만 기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의학의 우수성이나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보관과 전시기능에 만족한다면 박물관 설립의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허준박물관은 한의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단초로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산 교육의 현장’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점에서는 강서구 문화원이나 허준박물관 측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므로 허준박물관을 어떻게 살아있는 공간으로, 산 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어나가느냐 하는 문제가 박물관 운영당사자들의 핵심적인 화두가 될 것이다. 박물관측도 이 점을 염두에 두어 전시와 행사를 기획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된다. 조만간 들어설 한의학연구소와 한의사협회도 박물관측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박물관 운영의 현실은 일반 대중과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성이 없는 대중이 접근하기에는 좀 딱딱하고, 일상생활과는 관계없는 것들로 꽉 채워져, 박제화 돼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오늘날 박물관의 실상이다. 허준박물관이 그런 전철을 되풀이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늘 새롭고 활력이 넘치며 정감이 넘치는 박물관이 되지 않으면 국민의 발길을 끌 수 없다.

나아가 허준박물관이 한의학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차원을 넘어 한의학에 스며있는 의학사상과 철학, 사유체계를 한꺼번에 음미할 수 있는 종합의학교육의 공간이 되어 줄 것도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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