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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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목적
  • 승인 2005.06.1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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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이들의 발칙한 연애담

최근 영화들을 보면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영화 관객들의 나이가 점차 고등학생들로 내려가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학생이나 선생님이 주인공이 되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연애의 목적>도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여타의 작품들과는 달리 학생들은 엑스트라에 불과한 학교 선생님들만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홍(강혜정)은 교생으로 이유림(박해일)이 근무하는 학교에 오게 된다. 술 좋아하는 개방적인 성격의 유림은 한 살 연상인 홍에게 계속 ‘연애’만 하자고 수작을 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사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처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림은 홍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하고, 홍은 피해만 다니다가 점점 두 사람의 사이가 이상하게 가까워진다.

<연애의 목적>은 시작부터 발칙하다. 아니... 도발적이라고 할까? “젖었어요?”, “섰어요.”라는 비디오 에로 영화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대사들이 처음부터 나오는 것에 관객들은 놀라기 시작한다.
그리고 속으로 앞으로 이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를 나름대로 상상하고 침 한 번 꿀꺽 삼킬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극장 개봉용 극영화이다 보니까 어느 정도의 수위 이상은 벗어나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영화의 제목대로 ‘연애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이 영화는 그것에 대한 정답을 주지 않는다. 단지 애인 있는 사람들이 또 다른 이성을 만나 수작을 걸고, 연애를 하는 과정이 보여질 뿐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연애를 안 해 본’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는 세상으로 표현된다. 아름다운 연애의 감정은 온데간데 없고, ‘자고 싶다’라는 본능에 충실한 채 두 사람은 ‘섹스’에 대한 집착만을 보여준다.

시대가 변한 것인지, 필자가 구닥다리라서 그런지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핸드 헬드(Hand-Held, 카메라를 들고 찍는 것)로 촬영을 해서 화면은 거의 대부분 흔들거린다. 그래서 보기에 부담스러운 영화였지만 언제나 착한 눈매의 배우로 선한 인상을 갖고 있는 배우인 박해일이 ‘한 번 자자’고 능청스럽게 수작 거는 모습은 이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이기도 하다. 좀 더 젊은 세대들의 신선하고 건강한 연애담을 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상영 중)

황보성진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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