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3인 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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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3인 3색
  • 승인 2005.07.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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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泰)·신체(日)·마법(韓)이 만나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대다수가 ‘디지털 세상’이라고 일컫는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전 세계가 하나로 묶이기 시작해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이 가능한 ‘유비쿼터스’의 시대가 되었고, 여기에는 디지털 기기들이 한 몫을 해주었다. 영화 역시 디지털의 막강한 힘을 느끼며 필름으로 작업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을 보여준다.

디지털 영화의 특징은 무엇일까? 10분마다 갈아줘야 하는 필름과 달리 60분을 한 번에 찍을 수 있어 그만큼 필름 값을 많이 절약할 수 있고, 기자재가 가벼워서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촬영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화면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디지털 영화는 기기만 있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그로 인해 현재 대한민국은 누구나가 영화감독으로 입봉 준비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확산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로인해 필름으로만 작업을 하던 기존의 영화감독들도 제작비용에 대한 부담을 털어내면서 조금씩 디지털 영화에 도전하고 있다.

<디지털 3인 3색>은 태국의 아파찻풍 위라세타쿤 감독의 <세계의 욕망(Worldly Desires)>과 일본의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혼몽(Haze)>, 한국의 송일곤 감독의 <마법사(들)(Magician(s))>들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로 아시아 3개국 3명의 감독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세계의 욕망>은 정글에서 몇 년 동안 영화찍기를 하면서 영화제작의 외부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진솔한 얘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진행하는 영화가 아니라 상당히 낯설게 다가온다. <혼몽>은 츠카모토 신야라는 감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 형식적 독특함이 이해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충격적으로 다가올 만한 영화이다. 잠에서 깨어난 남자가 좁은 공간에 갇혀져 있고, 조금씩 죄어오는 공간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치는데 그 모습은 관객들에게 점차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마법사(들)>은 ‘마법사’라는 밴드를 했던 친구들의 이야기로 쉽게 따라가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이지만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 번도 편집되지 않고, 한 번에 모든 것을 찍는 1scene 1shot의 촬영 기법으로 현재와 과거를 절묘하게 뒤섞어 보여준다.

이처럼 <디지털 3인 3색>은 뭐라고 딱히 정의내릴 수 있는 공통적인 키워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디지털 영화의 장점들을 100% 활용해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2005년 전주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에서는 ‘필름포럼(구 허리우드극장)’에서 단관 개봉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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