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죽을 순 없다
상태바
이대로, 죽을 순 없다
  • 승인 2005.08.19 14: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불량형사 이대로의 순직 프로젝트

어느 덧 광복절이 지나고, 8월의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극장가도 서서히 최대 성수기라는 추석 시즌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그동안 무더위로 인해 메말라 있는 감정에 윤활유를 넣어 주고 싶은 사람들이 본다면 좋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유심히 살펴보자.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냥 한 문장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다음에 쉼표(,)가 찍혀져 있는데, 이것은 이 영화가 범상치 않은 영화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이대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대로’가 아닌 영화 주인공의 이름이며, 독특한 주인공의 이름은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잠복근무 안하고, 뇌물수수하고, 강력 사건 현장에 핑계 대며 잘 안 가는 불량형사 이대로(이범수)는 어느 날 마약범 검거 현장에서 이유없이 쓰러지면서 범인을 놓치게 된다.
평상시 이대로의 행동으로 미루어 동료들은 꾀병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대로는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딸 하나를 두고 있는 이대로는 딸에게 보험금이라고 남겨줘야겠다는 생각으로 보험에 가입하고, 순직을 가장한 자살프로젝트를 감행하기 시작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나름대로의 ‘재미’를 찾게 된다. 이 ‘재미’는 어떤 장르의 영화이냐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데 <이대로, 죽을 순 없다>와 같은 코미디 영화의 ‘재미’는 얼마나 웃겼느냐이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감동’이다. 이처럼 한국형 코미디 영화의 공식은 ‘웃기면 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셔줄만한 감동이 있어야 한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이 공식을 너무나 잘 따르고 있어 영화의 전반부는 웃음으로, 후반부는 눈물과 감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 브라더스>를 제작했던 영화사에서 이범수를 다시 캐스팅하면서 가족 코미디를 표방하고 만든 영화로, 죽음을 앞두고 딸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약간 과잉되지만 재미있게 그리면서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눈물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틀에 박힌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점차 ‘이제부터는 울려야 해’라는 강박관념에 빠져있는 듯한 구조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다. 이범수와 최성국, 손현주의 코믹 연기가 볼만한 영화다. <상영 중>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