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로드맵을 만들라” 목소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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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로드맵을 만들라” 목소리 고조
  • 승인 2006.01.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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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론 의료전체 조망, 안으론 조직혁신론 대두

새해 벽두부터 이대로 가다가는 21세기의 거친 속도감을 견딜 수 없으며, 한의사들은 살아날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한의계의 위기의식은 해마다 새해가 되면 일어나는 일회적인 수사의 성격을 벗어나고 있으며, 위기를 말하는 대상이 한의계 안과 밖, 소장과 노장, 지역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제기됐다.
일부 인사들은 한의계가 위기에 대비해 10년 20년 전부터 준비했어야 했지만 준비가 없어 위기가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종수 교수(경희대 한의대)는 ‘한의계의 위기 진단과 대안모색’이라는 주제의 신년대담에서 “한의계의 점유율이 98~99년 당시와 같은 4%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위기는 왔다”고 진단하고 “위기를 초래한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한의계에 로드맵이 없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해 장기적인 정책의 부재가 위기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박종형 교수는 “한방의료기관이 최근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의료인력의 과대배출과 한방의료영역 확대를 위한 중장기적 정책이 부재한 탓”이라면서 “한의계가 위기를 미리 대처하지 못한 것은 문제에 대한 감성적 접근과 자기중심적 사고가 팽배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의계 밖의 진단도 예리했다. 이평수 건강보험공단 상임이사는 “현재 의료전체를 조망하는 로드맵을 갖는 게 필요한 때가 됐다”며 “제도권 내 보건의료 체계에서 한방이 어느 위치에 어떻게 설 것인지 장기적 안목에서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서도 “의료기기를 누가 사용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의료기기의 사용능력의 배양 등 질적인 측면에서 내부적 역량을 조용히 키워가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또 AKOM에서 토토로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인사는 한의협의 조직혁신을 주장하는 가운데 과거의 구태의연한 조직구조의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의협은 어리석은 회원들을 지도하는 전지전능한 아비이고 회원들은 회비를 내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정신박약아들로 남는 엽기구조가 21세기까지 근 60년간 지속돼 왔다”고 진단하고 “회원의 정서를 반영하지 못하고 회원의 요구를 정치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지도체제는 21세기의 거친 속도감을 견딜 수 없다”고 일갈했다.

서울에 개원한 한 한의사도 한의계의 변화불감증을 경고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변하지 않은 유일한 집단이 한의계일 것”이라면서 “한의계가 변화되려는 아직 먼 느낌”이라고 밝혔다.

한의계 안팎에서 위기를 언급하는 빈도수가 증가하면서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 관심을 끈다. 일부 지부에서 회장직선제를 통해 일선 회원과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나 한의협이 중점사업 우선순위를 정하는 등 짜임새있는 사업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이 그런 변화의 양상들이다.

한의협은 1순위 중점사업으로 ‘한의학 교육홍보’를, 2순위 중점사업으로 ‘일하는 사람 만들기’를 선정하고 예산을 배정키로 했다. 또한 정책기획위원회를 정책연구소로 개편키로 했으며 정관도 대폭 손질해서 3월 정기총회에 상정할 방침으로 점검에 착수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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