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갈등 ‘相生協力委’로 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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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갈등 ‘相生協力委’로 풀자”
  • 승인 2006.01.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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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종희 회장, 6개 의약단체에 제안 서신 발송
의협, 절차 문제삼아 답변 안할 가능성 시사

한의협 엄종희 회장은 의협, 병협, 치협, 간협, 한방병협, 대한약사회 등 6개 단체에 가칭 ‘범의료계상생협력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는 서신을 발송,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의료계 내에서 어떤 결실이 맺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엄종희 회장은 이달 17일 발송한 서신에서 우리 사회가 융합과 수렴보다는 비방과 분열 등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해 허무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제하고 “의료계도 상호 대결구조가 소모적 양상으로 비춰져 국민들에게 의료인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키고 의료계 전체의 이미지 퇴색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의료계도 과거의 흉허물들을 다 벗어던지고, 대결과 상호비방보다는 화합과 상생 같은 신뢰의 기틀을 다지길 소망해보자”고 주장했다.

엄 회장은 “각 보건의료 직능단체 별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극한의 투쟁과 대립을 일삼는 양상만 보여온 보건의료계 내에 똘레랑스(Tolerance)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엄 회장은 이어서 “의료계가 갈등과 대립만을 반복하다가는 공멸할 뿐”이라면서 “새해를 맞이하여 직능단체 사이의 대결과 반목을 지양하고 화합과 상생이라는 화두를 받아들여 내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협력과 상생을 실천하는 대안으로 가칭 ‘범의료계상생협력위원회(이하 범상위)’를 만들어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 기구를 통하여 의료계 내에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씩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고, 합의되고 결론을 낸 의제는 정부에 제안한다면 한국 의료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킬 것이라는 게 엄 회장의 판단이었다.

한의협은 서신의 발송 배경과 관련해서 “의료계 강자인 주류 의약계에서 먼저 제안하길 수차 촉구했지만 귀담아 듣는 것 같지 않아 새해를 맞아 제안하게 된 것”이라면서 “현재 관계단체의 답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엄종의 회장의 범상위 제안에 대해 의료계의 반응은 다양했다. 일반적으로 ‘의료계내에는 한의학과 상생하려는 마음이 없다’, ‘한 단체가 일방적으로 제안하고 나머지 단체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양새’라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특히 권용진 의협대변인은 편지형식의 글을 문제삼았다. 그는 “아직 공문을 받아보지 못해 뭐라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다만 “형식 때문에 내용을 망칠 수도 있다”면서 “잘 되게 하려면 편지를 보내기 전에 단체장끼리 만나 조율했어야 했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답신을 보내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엄종희 회장은 “의료계의 다양성은 우리나라 의료계의 큰 자산인데 갈등구조로 가는 것이 안타까워 제안을 해본 것”이라면서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고 “절차적으로 서투른 감은 있지만 절차문제를 문제삼기보다는 제안의 내용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범상위의 운영과 관련해서도 그는 유연한 입장을 견지했다. 엄 회장은 “범상위의 제안은 의료단체간 논의구조를 만들려는 데 있기 때문에 특정한 형식을 고집하지 않는다”면서 “좌장은 중립적인 치협회장이 맡거나 순번제로 할 수 있고, 의제는 단체의 접수를 받아 선정할 수도 있는 문제이며 구성시기도 의협회장선거 이후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수정제안 등 더 좋은 제안이 들어오면 수용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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