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285] 醫學十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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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285] 醫學十書
  • 승인 2006.03.24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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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관 講讀한 各家學說

조선 후기에 편찬된 『續大典』(1746, 영조 22년)과 『大典會通』(1865, 고종 2년) 에서 醫科取才시의 考講書로 쓰인 강의교재이다.
통칭 『東垣十書』, 혹은 『東垣十種醫書』라는 명칭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지만 李고, 朱震亨 등 금원 시대 저명한 의학자들 뿐만 아니라 송대나 명대의 저술도 섞여 있기 때문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서명이다.
아마도 李東垣의 명성에 편승하여 대중의 욕구에 부응하고자 임의로 편집하여 발행한 이른바 상업출판의 경우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견해에 대한 근거로는 『四庫全書總目提要』에서 “王好古는 그 학문이 李고로부터 출발하였지만 朱震亨, 王履, 齊德之 등은 모두 李씨의 학맥과는 淵源이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 東垣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근거가 없다”고 하였고 또한 이 책이 書肆刊本으로 卷帙을 억지로 맞추어 놓았기 때문에 서명과 실제 내용이 걸맞지 않는다고 비평하였다.

전서는 12종 20권으로 주제별 전문서를 골고루 모아 펴낸 책이다.
이 책에 수록된 의서를 일견해 보면, 宋代 崔嘉彦이 저술하고 李고가 評注를 단 『脈訣』 1권, 李고(曰밑에 木)의 『脾胃論』 3권, 『內外傷辨惑論』 3권, 『蘭室秘藏』 3권으로 이 4종은 동원의 저작이라 할 수 있다.
또 王好古가 지은 『此事難知』 2권, 『湯液本草』 3권, 朱震亨의 『格致餘論』 1권, 『局方發揮』 1권, 齊德之의 『外科精義』 2권, 王履의 『醫經溯회集』 1권, 王好古의 『醫壘元戎』, 王好古의 『반(피부병 반)論萃英』 1권 등 모두 12종의 의서를 모아 편집한 것이다.
맨 앞의 『脈訣』과 맨 뒤의 『반論萃英』은 부록의 형태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10종의서라고 한 것이다.
이중 王好古의 책을 제외하더라도 『格致餘論』, 『局方發揮』, 『外科精義』, 『醫經溯회集』 등은 李東垣과 무관하다는 얘기가 된다.

원서는 1529년에 처음 만들어졌으나 편집자는 이름을 남기지 않았으며, 그뒤 1881년 중간하면서 앞서 말한 이유로 아예 이 책에서 東垣이라는 이름을 삭제해 버렸다.
현존하는 판본으로는 明代 嘉靖年間의 梅南書屋刻本을 위시하여 여러 판본이 있으며, 조선판은 위의 明嘉靖梅南書屋본을 重刻한 것과 1455년 을해자를 새로 주조하여 간행한 활자본이 있다.
『攷事撮要』(1585)에는 나주판이 기록되어 있고 따로 1765년(영조41)에 나온 혜민서간본이 있다.

惠民署에서 펴낸 刊本은 당시 혜민서제조를 지냈던 洪啓禧(1703~1771)가 전의감제조인 沈公과 상의하여 兩司가 합의하고, 이 책에 익숙한 의관을 선발하여 교정관으로 삼아 여러 판본을 모아 수(짝 수)校하여 활자로 간행한 것이다.
이렇게 합동으로 책을 간행한 것은 아마도 이 책의 분량이 적지 않고 두 기관의 의관들이 모두 사용할 책이라 역할을 나누어 분담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계희는 직접 발문을 남겼는데, 그는 영조 乙巳科(1725)에 登第하여 이조판서에 오른 문신으로 본관은 南陽, 자는 純甫, 호는 淡窩이다.
일찍이 文才가 있어 『朱子大全』을 교정하고 『三韻聲회(삼수변+匯)』와 『經世指掌』과 같은 책을 저술하였다.
아울러 당시 전의감제조를 지낸 沈公은 沈星鎭(1695~?)으로 확인되었다. 『승정원일기』 등 관련 기록에 의하면 이 책이 나오는 시점인 1765년 9월에는 이미 朴相德으로 교체되었기 때문에 발문에서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호가 澹窩로 당시 漢城府判尹으로 겸직하다가 70고령으로 인한 老患으로 사직하고 耆老社에 들어갔다.

이 책이 비록 학술적 계통이 서로 다른 여러 가지 책들을 함께 묶어 놓았지만 초학자가 익히기 쉬운 맥학진법을 비롯하여 기초이론에 해당하는 脾胃論, 진단기초인 內外傷辨, 병인병리설인 蘭室秘藏, 그리고 상한육경변증과 임상병론이 들어 있는 此事難知, 나아가 본초(湯液本草), 치법용약론(格致餘論), 외과(外科精義), 상한온병과 역병(醫經溯회(삼수변+回)集, 醫壘元戎, 반論萃英)까지 골고루 망라되어 있어 敎學用으로 적당했을 것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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