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방안’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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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방안’ 공청회
  • 승인 2006.07.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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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D 전면수용시 한의학의 정체성 우려”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전면 수용하고 한의변증분류를 병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경우 한의상병명이 누락된 것이 갖는 잠재적 위험성은 매우 크며, 아울러 질병인식의 주체성이 없어져 한의학의 정체성이 우려된다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관련기사 573호 칼럼해설란 기자칼럼 참조>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한의협 5층 대강당에서 협회 보험위원회 주관으로 ‘한국한의표준질병사인분류 개정방안’에 관한 한의계 내부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 이같은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은 정채빈 한의협 보험이사는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반영해 개정안에 대한 자료보완 후 개정안 시행과 관련한 통계청·복지부·심평원 등 관련 부처 협의를 거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최선미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정안 시범적용 결과 KCD사용과 한의변증분류 사용에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고 교육의 필요성과 지침서 제공이 필요한 것으로 요구됐다”고 밝혔다. 또 전찬용 경원대 한의대 교수는 “양방의 분류는 양방의 분류대로 충실하게 가야되고, 한방의 분류는 한방의 원칙에 충실하게 분류가 돼야 하며, 매칭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심범상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협회가 내놓은 개정안에 대해 “질병인식의 주체성이 없고, 한의사의 정체성이 치료수단(침, 뜸, 한약)으로 제한되며, 의료일원화 논의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등 한의 병명 누락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573호 기고 참조>

지규용 동의대 한의대 교수는 “KCD분류를 우선으로 한다는 것은 한의학 교육 및 사고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를 강요하는 것으로 한의학 자체의 정체성을 혼돈 내지는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또 한창호 대한한의학회 제도이사는 “만약 지금 전면적으로 KCD 진단코딩을 하라고 한다면 한번도 우리가 명확한 도구사용을 한적이 없는 상황이므로 이 부분에 있어 많은 제도적 보완 및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최방섭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장은 “우선 한의 질병의 명명법제정이 필요하고 KCD를 수용하더라도 학회위원회와 실무작업반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하면 한의계가 원하는 방향의 개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전 한의협 부회장은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공청회에 참석자들이 적고, 학회에서 참여율이 적은 게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언급하면서 “많은 논의나 연구와 어떤 컨텐츠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 방향으로 결론 내리려는 것이 위험하다. 자보나 산재나 KCD가 한국의 모든 의료보험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질병분류의 근본 취지는 국가의 보건통계”라고 강조했다. 또 박왕용 서울 왕자한의원장은 “서양의학과 다른 한의학적인 특성이 있는 것이므로 한의학적인 부분이 국가적으로 법적으로 인정받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적어도 KCD와 대등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한의학적인 병명이 병기될 수 있도록 개정작업이 돼야 하고, KCD를 우선적으로 도입하는 부분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종수 한의협 보험위원회 자문위원은 “KCD가 KCDO로 바뀌기를 가장 희망하는 사람중 하나이며, 다만 1973년부터 한의계에서 KCDO를 만들어 사용해왔는데 3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우리들의 불찰”이라며 “자동차보험도 KCD에 의해 청구토록 하고 있고, 현재 우리는 국가정책에서 상당히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승규 전 한의협 의무이사는 “현재의 질병분류체계를 이대로 두고 임상하는 한 임상가들과 학회는 무너질 것이고, 한의사라는 집단이 한국사회로부터 괴리될 것”이라며 “질병사인분류는 국민을 위한 것이고, 한의학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임의성을 제거하고 좀더 발전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선택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아픔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를 참관한 손언락 통계청 사무관은 “현재 한방통계와 양방통계가 별도로 나오고 있어 국가적인 통계가 안나오고 있으므로 연계가 필요할 것 같고, 한방용어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이용자들인 일반 국민들이 알 수 있게끔 분류해설집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족의학신문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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